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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홀저의 신작- 국립현대미술관 서울(MMCA 커미션 프로젝트)

그래나무 2019. 12. 27. 00:01

박찬경 작가의 전시를 보러 왔다가 어디선가 "윙~윙~"하는 소리가 들려 주변을 둘러보니 미술관 천정에서 긴 육면체 막대가 내려왔다 올라갔다 하며 움직이는 글자들이 반짝이고 있다.

어? 이거 뭐지? 하고 다가가니 옴마나!! 제니 홀저의 작품이다. 

MMCA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전시명: MMCA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간: 2019.11.23-2020.7.5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MMCA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자세히 가서 패널에 적힌 글을 읽어보니 『MMCA 커미션 프로젝트』로 국제적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미술관 공간에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 낼 작품을 선보이고자 마련된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2019년에는 텍스트를 사용하여 사회와 개인,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미국 작가 제니 홀저(1950~)의 새로운 커미션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인 것이다.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와 마찬가지로 텍스트를 이용하여 젠더문제와 소비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질문을 던진 바바라 크루거의 전시(아모레퍼시픽미술관)가 조금 있으면 막을 내리는 시점에서 제니 홀저의 작품의 전시가 시작되니 개인적으로 반가웠다.

바바라 크루거(1945~)는 주로 문자와 사진을 광고판 형식으로 조합하였다면, 제니 홀저의 1983~85년 작품 『생존』 연작 중 하나 「PROTECT ME FROM WHAT I WANT 내가 원하는 것에서 날 보호해줘」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LED 전광판이라는 광고 형식을 빌린다. 둘 다 텍스트로서의 미술을 보여준다.

바바라 크루거, <Your body is a battle ground>, 1989
제니 홀저 <PROTECT ME FROM WHAT A WANT>,1983~85

물론 작가는 LED 전광판만 이용한 것은 아니다. 티셔츠와 모자, 명패, 돌 조각, 건축물, 자연 등 다양한 매체에 적용하여 역사,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열려 있는 담론을 제기하였다. 그래도 '제니 홀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역시 LED 사인판이다.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이번 MMCA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는 포스터, LED 사인, 돌 조각과 같이 작가의 대표적인 매체들을 미술관의 내 외부 공간에 함께 선보인다고 한다.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서울박스에 설치된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는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호진 아지즈 등 다섯 명의 현대 문학 작가의 글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보여준다.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 LED신작, <당신을 위하여>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작가의 초기 포스터 작업 <경구들>과 <선동적 에세이>도 전시되어 있으며, 이 중 <경구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로 한글로 구현되어 관람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과천관에 있는 석조 다리 위에 작가가 선정한 11개의 '경구들'을 조각한 영구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고 한다.

같이 설치된 비디오 영상에는 작가의 인터뷰 내용과 작품 설명이 나와 이해하기 좋다.

천장에 달린 LED바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길이를 달리하고 국문과 영문이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텍스트가 갖는 힘에 대해 다시금 생각게 한다. 공간을 장악하는 힘이 있고 상당히 재밌게 본 작품이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가게 된다면 제니 홀저의 LED 신작 <당신을 위하여>를 꼭 보고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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