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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나무의 미술광장
안은미래 known future- 서울시립미술관 본문
몸짓이라곤 손뼉 치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나는 예전부터 몸을 움직여서 표현하는 무용가들에게 늘 동경심 같은 게 있었다.
무용가 안은미의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고 했을 때 빨리 보러 가고 싶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9월이 되어서야 갔다. 오프닝 퍼포먼스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아쉽다.
올해 큰 인기를 얻었던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이후 다시 찾은 서울시립미술관이다. 언제나 반갑다.
전시명: 안은미래 known future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시청역)
기간: 2019. 6. 26~ 9. 29/ 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 10am~ 8pm(화~금)/ 10am~7pm(토,일,공휴일)
관람료: 무료
1층에 들어서면 왼쪽에 백남준 작가의 '서울 랩소디'(2002) 작품이 보이고 정면으로 ≪안은미래≫ 전이 열리고 있다.
포스터에서 본 안은미의 얼굴 부분이 뚫려있다.
주말에 아이들이랑 같이 갈 예정인데, 얼굴 들이밀고 찍어봐야겠다.
안은미래 전시를 알리는 영상 설치물은 이미지가 아래처럼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안은미가 직접 착용한 공연의상들이다.
다채로운 색들로 인해 눈이 즐겁다.
둥근 거울을 들고 있는 화려한 황금빛 의상은 <안심>이란 작품으로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개최된 ≪올라퍼 엘리아슨: 세상의 모든 가능성≫의 개막식에서 안은미가 <안은미와 함께 하는 접촉 땐쓰> 퍼포먼스를 선보일 당시 착용한 의상과 오브제를 활용하여 설치한 작업이다.
촤르르.... 이런 느낌 정말 오랜만이다.
무용가이자 안무가로서 한국과 아시아의 문화 정체성을 세계에 알려 온 안은미의 30년에 걸친 창작활동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안은미래 known future≫
예술가 안은미의 생각들을 읽을 수 있는 글들이 벽면에 쭉 적혀있다.
어렵고 현학적인 말들이 아닌, 명쾌하고 살아있는 표현들이 정말 좋았다.
예술가 안은미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공감할 수 있었으며, 그 깊이에 놀랐다.
"넌 발이 길어서 넘어진단다."
노동은 앞뒤로 하는데 노동이 아닌 몸은 좌우로 펼쳐지고 있었다.
'잘한다 잘한다'하는 기준으로 계속 살면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살아진다.
전시장 안은 비치볼이 굴러다닌다.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에 차지 않고는 지나다닐 수가 없다.
평소에 공을 찰 일이 별로 없고, 특히 전시장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굉장히 색다르고 흥미로웠다.
살짝 차보기도 하고 뻥뻥 차보기도 하고 오랜만에 발을 움직이니 기분이 좋았다.
곳곳에 어린아이들도 보였는데, 그들도 물론 즐거워했다.
비치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은미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다.
아이고, 제가 작가님을 빵빵 차고 다녔군요.
그런데 왜 차보라는 건지 알 것 같아요.
전시장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자바라 연통이 소리를 내며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계속 움직인다.
<정원사>라는 작품으로 2007년 초연된 공연 <정원사>의 무대 설치에 사용된 파이프를 전시장에 재구성한 것이다.
수직으로 늘어났다 줄어드는 파이프들 사이를 비치볼을 차고 다니다 보니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훌라후프를 여러 개 쌓아 올려 우물처럼 보이도록 연출된 다섯 개의 설치 작품은 <하얀 달>이다.
우물 안에는 안은미의 30여 년간의 활동이 영상으로 상영되고 있는데, 마치 하얀 우물 속 달그림자를 들여다보듯 영상 자료를 관람하도록 연출한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다른 전시와 차별화되는 ≪안은미래≫ 전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들이 참여하여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점이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커다란 무대 <이승/저승>에서는 전시 기간 내내 <안은미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보고 원하는 프로그램 시간에 맞춰 참석하면 된다.
<이승/저승>이라 불리는 이 공간은 <안은미야>를 통해 오전에는 퍼포머와 함께하는 댄스 레슨 공간으로, 오후에는 공연 리허설 현장으로, 토요일에는 인문학 강연장으로 바뀐다.
내가 갔을 때는 몸춤 '앰비규어스와 함께하는 누구나 댄스'가 진행되었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장경민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신청자들이 자유롭게 춤을 추었다. 인터넷으로 사전 신청 접수로 진행되며, 정원이 넘지 않으면 현장에서도 즉석 참여가 가능한 것 같았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하는 동작들을 시작으로 조금씩 응용해 가며 음악의 리듬에 맞춰 자신의 몸에 집중하며 추도록 하였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절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춤을 출 수 있었고, 어려울 것만 같은 현대무용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보는 내내 신명 나고 즐거웠다. 몸치인 나도 아이들과 같이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전시의 <안은미야> '몸춤' 프로그램은 '몸 비우기', '몸 털기' , '텝댄스 단체레슨', '앰비규어스와 함께하는 누구나 댄스'로 구성되어 있다.
9월 3일 현재 앞으로 남은 것은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번에 직접 관람한 '앰비규어스와 함께하는 누구나 댄스'로 2019. 9. 3~ 9. 15 매주 화, 금, 일요일(9월 13일 미운영)에 진행된다.(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참고)
또한 오후 1시~6시까지는 같은 무대에서 <안은미야>의 '눈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공연 리허설을 통해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준비 현장, 무용수들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오후 1시~6시 사이에 무용수들이 자유롭게 연습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내가 1시~ 2시 사이에 봤을 때는 소수의 인원만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계획을 짜는 것 같이 보였다. 무용수들이 모여 춤을 추는 연습 과정을 보고 싶다면 앞 시간보다는 뒷 시간이 좀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매번 다르겠지만 말이다.
현재도 <안은미야>의 몸춤, 입춤, 눈춤 프로그램들이 제법 남아있다.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에 들어가 진행되는 날짜, 시간 등을 확인하여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대 맞은 편의 두 개의 대형 미디어 패널에서는 다양한 영상들이 보이고 있는데, 영상작품의 제목은 <대/심>으로 무용가 안은미의 현재와 그가 상상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2011년부터 일반 시민들과 함께 한 커뮤니티 댄스 시리즈의 공연 장면과 인간과 기계의 조화를 모색하는 안은미컴퍼니 무용수들의 춤을 볼 수 있다. 지루할 틈 없이 빠져들면서 보게 된다.
아래는 관람객이 기대거나 누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담요무덤>이다.
무용수 안은미와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는 윤관의상실과 협력하여 제작한 대형쿠션이다. 공연에서 사용했던 원단과 패턴을 활용하였다고 한다.
전시의 가장 마지막 섹션에 설치된 이곳은 치열한 삶의 마지막 여정으로서 '무덤'을 은유하며 관객이 깊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이곳을 끝으로 전시장을 나서는 관객이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길 기원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사진을 찍었는데, 조금 지나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편안하게 누워 쉬고 있었다. 물론 나도 누워봤는데 몸의 긴장이 풀리는 시간이었다.
안은미는 자신의 모든 공연의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을 총괄하며 종합예술을 선보였다.
이곳엔 지난 30여 년간 진행한 공연을 위해 제작했던 의상의 실제 드로잉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전시장 출구에 'OUT'이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진 투명 커튼이 출구 동선을 안내하고 있다.
작품명은 <렛츠 고>로 ≪안은미래≫전을 통해 안은미 자신이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걸어온 시간을 관람자들도 체험하였길 바라며, 출구가 끝이 아닌 의미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안은미래≫ 전을 보고 2층과 3층에서 진행되는 ≪에이징 월드≫(2019. 8. 27~ 10. 20)도 관람하였는데 굉장히 공감이 가는 전시였다. 꼭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시립미술관 ≪에이징 월드≫전이 궁금하다면->https://artsquare.tistory.com/56)
소위 안은미라는 사람은 확신에 찬 사람, 정말 특별하게 뛰어난 사람, 난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포스터를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닌 걸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가 쓴 글들을 읽어 내려가며 새삼 놀라웠던 점은 그도 남 탓을 한 적이 있고, 실수하고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질 때가 있었으며, 이게 맞는 건지 걱정하고 불안해했던 적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안은미는 말한다. "그럼 인정하면 된다. 그렇게 사는 게 뭐가 잘못되었나."
인정했기 때문에 숨을 필요가 없었고, 계속 새로운 시도들을 하며 의미 있는 결과물들을 창조해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렇게 좋은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데 안 볼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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