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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방 일곱 동무- 이영경 글 · 그림 본문

그림책

아씨방 일곱 동무- 이영경 글 · 그림

그래나무 2019. 9. 27. 00:01

추천 연령: 6세~

 

이영경 작가가 쓰고 그린 <아씨방 일곱 동무>이다.

 

<아씨방 일곱 동무> 표지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도 실린 <아씨방 일곱 동무>는 고전 문학 '규중칠우쟁론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구성한 그림책이다.

바느질에 필요한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 이렇게 일곱 동무가 자신이 최고라고 우기지만 사실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바느질을 즐겨하는 '빨강 두건 아씨'가 살짝 잠이 든 사이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 일곱 동무들은 차례로 나와 각각의 이유를 대며 자신이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씨방 일곱 동무>

이때 나이가 좀 어린 탓에 참고 듣고만 있던 인두 낭자, 불쑥 나서며 말합니다.

"모두들 자랑이 너무 지나치군요. 들쭉날쭉 울퉁불퉁 바느질한 걸 구석구석 살피고 뾰족뾰족 다듬어서 제 모양 잡아 주는 게 누군데요?

나만한 일꾼 없으니 그만들 해 두어요."

 

일곱 동무의 다투는 소리에 잠을 깬 빨강 두건 아씨는 성난 소리로 말한다.

 

<아씨방 일곱 동무>

"듣자하니 모두들 제 잘난 줄만 아는구나. 너희가 아무리 잘 해낸들 내 손 없이 무슨 소용이 있어? 이 몸이 제일이지, 어째서 너희가 제일이야! 내가 나서야 너희가 제 구실 하는 것도 모르고 시끄러운 소리로 단잠을 깨우다니!"

 

화가 난 아씨는 일곱 동무를 반짇고리에 대충 쑤셔 넣고 다시 잠이 든다.

아씨는 꿈 속에서 바느질을 하려는데 아무리 찾아도 일곱 동무가 보이지 않자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자신들이 없어져도 되는 물건이라 생각하여 슬픔에 잠겨 있던 일곱 동무는 잠을 자고 있는 아씨가 울자 깜짝 놀라 아씨를 꿈에서 깨도록 도와준다.

 

<아씨방 일곱 동무>

잠에서 깬 아씨는 꿈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안심한다.

빨강 두건 아씨와 일곱 동무들은 이제 누구 하나라도 없으면 아무 일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더욱 신이 나서 일한다.

 

<아씨방 일곱 동무>

우리는 누구나 한번씩은 돋보이고 싶은 때가 있다.

돋보이려면 당연히 비교할 수밖에 없고, 다른 누구를 깎아내리는 일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림책의 이야기처럼 어떠한 일이 시작하고 끝을 맺으려면 각자가 맡은 역할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인물의 성격과 색감을 잘 살린 이영경 작가의 아름다운 그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의인화된 일곱개의 사물들이 각자 자신을 설명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아이들은 이야기가 주는 교훈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살다보니 앞에서 돋보이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묵묵히 나의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며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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