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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우산 드로잉

그래나무 2019. 7. 18. 00:05

비가 오면 후드득, 타다닥, 토독 투두둑.

여기저기서 경쾌한 빗소리가 들려오고, 아이들은 비 오는 날엔 흙냄새가 다르다며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비 오는 날, 아이들이랑 비와 관련된 그림책도 읽고 집에 있는 종이를 꺼내어 우산을 든 모습을 그려보면 어떨까?

왼쪽부터 <야, 비온다>, <이렇게 멋진 날>, <노란 우산>

 

비와 관련된 그림책들이 많이 있겠지만 위의 세 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비 오는 날의 풍경을 각 그림책 마다 아름답고 개성 있게 표현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면 비 오는 날의 풍경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상교 글, 이성표 그림, <야, 비온다>(2002), 보림

<야, 비온다> 표지 및 내용 일부

 

리처드 잭슨 글, 이수지 그림, <이렇게 멋진 날>(2017), 비룡소

<이렇게 멋진 날> 표지 및 내용 일부

 

류재수 글, 그림, <노란 우산>(2001), 재미마주

<노란 우산> 표지 및 내용 일부

 

 

요즘 비가 종종 내리고 있다면, 아이들과 빗소리를 들으면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빗소리를 상상해 보면서 우산 쓴 모습을 드로잉 해보자. 비 오는 날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떨어지는 빗물, 땅바닥에서 튀어오르는 빗물 등 빗물에 집중하여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비옷이나 장화를 신은 모습에서 비 오는 날의 느낌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우산'을 관찰하여 그려 보는 것은 어떨까? 집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A4 사이즈의 종이에 그려보자.

 

직접 우산을 펴보고 우산 모양을 먼저 관찰해보는 것도 좋다. 우산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우산살(뼈대)이다. 우산살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얘기해 보고 여러 개의 우산살들이 다 어디로 모이는지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게 한다. 우산살들은 결국 한 곳, 우산 꼭지 부분으로 모이게 된다. 취학 전, 혹은 초등학생 1~2학년 아이들은 우산살을 우산 꼭지로 모아지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직선으로 위를 향하여 평행으로 긋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아마도 대부분일 것이다. 그 나이대에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표현이니, 굳이 지적해서 흐름을 깨지 말고 아이가 즐겁게 표현하도록 두는 게 이롭다. 단지 우산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 때 관찰할 기회를 주면 된다.

 

7세, 친구들을 관찰하며 그려보았다.

 

우산 쓴 친구의 모습을 관찰하여 짧은 시간 내에 드로잉을 해보았다. 30초, 1분, 2분 이렇게 시간을 정하여 그리면 박진감 넘치고 재밌다. 7세 또는 8세 아이가 우산 쓴 모습을 그릴 때, 위의 오른쪽 이미지처럼 우산을 사선으로 기울이고 우산 손잡이가 가슴 안으로 들어오게 그리는 경우는 사실 극히 드물다. 친구가 실제로 그렇게 들었기 때문에 기울여 표현해 보는 경험을 관찰을 통해 하게 된 것인데, 어른의 눈으로는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표현이다. 주변을 세밀하게 보는 눈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과정의 하나로 봐야 하는 것이지, 너무 사실적인 표현을 강요해서 흥미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내 멋에 그림을 그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평소의 생각이다. 사실적인 표현은 초등학교 3, 4학년 때부터 아이들의 뇌가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그 전까지는 내가 이 그림의 주체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우산을 든 내 모습을 조금 더 '다양하게', '자신감 있게', '즐겁게' 표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7세, 친구가 우산을 접고 서 있다. 우산을 접은 모습은 아마 처음 그려봤을 것이다.

 

우산의 여밈끈을 그린 것을 보니, 그 짧은 순간에도 우산을 든 친구의 모습을 열심히 관찰한 것 같다.

관찰할 때 좋은 점은 평소 보지 않은 부분을 잡아내어 표현하게 된다는 점이다. 우산을 접은 모습은 아마 처음 그려봤을 것이다.

 

7세

취학 전,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우산을 잡은 손을 그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취학전 아이들은 우산의 손잡이를 잡는다기 보다는 그냥 옆에 대는 식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러운 표현이니 편안히 두자. 아이가 질문할 경우에는 우산에 직접 손을 잡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묘사해서 그려보게 하는 것도 괜찮다.

 

9세

우산을 들고 있는 포즈도 각각 다양하다. 조심스럽기도 하고 당당하기도 하다.

9세

 

이번에는 우산에 다양한 모양과 색을 입혀주는 것은 어떨까? 7세 아이들이 재밌게 그려보았다.

7세

우산과 비옷, 장화에 집중하여 표현해 보았다. 각각 우산 속에 어떤 얼굴들이 숨어 있을까?

 

7세
7세

역시 A4사이즈의 종이에 비가 오는 풍경을 그려보았다. 우산 쓴 인물은 색연필로 색을 입혀주고 바탕은 수채 물감으로 채색하였다.

7세

 

7세

색연필은 기름의 성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물감과 잘 섞이지 않아 유치부 아이들이 부담 없이 채색할 수 있다.

 

 

7세

비를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번 시간엔 흰색 색연필로 표현해 보았다. 흰색 종이 위에 흰색 색연필로 그려주었기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물감으로 색을 입혀주면 마법처럼 숨겨져 있던 빗물이 짠~ 하고 나타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비 오는 날 집안에만 있어 심심하다면 이 흰색 색연필의 마법을 꼭 사용해 보길!

 

7세

 

7세/ 엄마와 아빠가 손을 잡고 가는 모습

보통 비 오는 날을 표현하면 거의 대부분 바탕을 푸른 계열을 사용한다. 아이들에게 비란 물과 같고 물 하면 보통 떠오르는 색이 푸른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친구는 분홍빛으로 채워주었다. 비 오는 날 손을 맞잡고 걷고 있는 엄마 아빠를 표현했는데, 이런 날엔 분홍빛의 바탕을 칠해주고 싶단다. 칠해 놓고 보니 딱이다. 참 사랑스럽다.

 

7세

이 친구는 푸른색을 주로 사용했지만 회색도 같이 칠해주었다. 비가 오면 하늘에 먹구름이 끼면서 금세 어둑어둑해지는 것을 우리도 느껴본 적이 있다. 맞다. 비가 오면 하늘은 회색빛으로 변한다.

 

마지막으로 우산을 주제로 자유롭게 표현해 보자. 사람이어도 좋고 상상의 존재도 좋다. 우산이라는 소재로 자유롭게 드로잉 해보자.

7세
9세. "나쁜 먹구름! 내 빛을 앲애다니!!" 라고 써있다. 음료수를 들고 있는 해님이 역정을 내고 있다.

비 오는 날 역정 내고 있는 해를 같이 그렸다. "나쁜 먹구름! 내 빛을 없애다니!!"라고 쓰여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여자아이는 그저 미소 짓고 있다.

 

9세

평소에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친구는 역시 귀여운 강아지와 새가 우산을 쓰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그렸다. 오른쪽 친구는 우산을 의인화하여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9세

평소 마블 영화를 너무나 좋아하는 친구. 그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은 좋아하는 상위 캐릭터 중 하나이다. 손의 포즈가 재밌다. 거미줄이 나올 것만 같다.

9세

재밌는 요소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찬찬히 들여다 보며 재밌게 감상해 보자. 위의 작업들은 각각 20~25분 정도의 드로잉 시간에 진행한 것들이다. 꼭 위와 같은 방식이 아니더래도 비가 온다면 비와 관련된 그림책을 꺼내어 같이 읽어보고 종이에 비 오는 날의 우산을 그려보자. 우산이라는 소재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는데, 다음에는 '비'에 집중해서 시~원하게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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