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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미술- 에릭 칼처럼 콜라주 해볼까?

그래나무 2019. 7. 24. 00:01

배고픈 애벌레

집에 하나씩은 다 있는 그림책 에릭 칼(Eric Carle)의 <배고픈 애벌레>이다. 그림책이 없다 하더라도 이 배고픈 애벌레의 모습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에릭 칼의 그림책들/ <갈색 곰아, 갈색 곰아, 무엇을 보고 있니?>, <수수께끼 생일 편지>

 

에릭 칼의 그림책들/ <Draw Me a Star>, <아빠, 달님을 따 주세요>

 

에릭 칼의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색들이 혼합된 종이를 오려 붙인 콜라주 기법을 찾아볼 수 있다. 책에서 본 그의 작업 방식 중 하나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tissue paper(습자지) 위에 아크릴 물감, 수채화 물감, 또는 포스터물감 등으로 대담하게 색을 칠한다. 하나의 색을 칠하고 마르면 두 번째 색을 선택하여 그 위에 구불구불한 선이든 직선이든 원하는 선을 그려준다. 그리고 다시 마르면 그 위에 세 번째 색을 골라 점을 찍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것이든 무늬나 패턴이 될 수 있는 주변의 물건을 골라 물감을 묻혀 도장 찍듯이 찍는다. 물론 이런 과정들을 매번 똑같이 거치지는 않겠지만 대략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tissue paper를 말린 다음 필요한 것들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다. 

 

다양한 무늬의 tissue paper(습자지)를 만들었다면, 트레이싱지(tracing paper)에 (예를 들어) 애벌레를 그리고 채색해둔 tissue paper들 중 하나를 골라 그 위에 애벌레를 그린 트레이싱지를 올려(트레이싱지는 반투명하기 때문에 밑에 있는 종이가 잘 비친다) 애벌레의 얼굴 부분을 칼로 같이 오려낸다. 그렇게 오려진 tissue papar 애벌레 얼굴 부분을 도화지에 붙인다. 이런 동일한 방식으로 나머지 몸통, 다리 등도 트레이싱지를 대고 같이 오린 다음 오려진 tissue paper를 붙이면 완성되는 것이다.

tissue paper(습자지)에 채색하고 있는 에릭 칼

 

그럼 우리 아이들도 에릭칼처럼 다양한 색과 패턴이 혼합된 무늬 종이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tissue paper(습자지)보다는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도화지에 그려보기로 하자.

 

준비물

1. A4사이즈의 켄트지(도화지) or 반으로 자른 8절 켄트지

2. 집에 있는 물감

3. 집에 있는 붓

4. 면봉, 택배 받고 남은 포장 에어캡, 포크, 스펀지, 음료수 혹은 펜 뚜껑 등 집에 있는 찍거나 긁을 수 있는 물건.

 

방법

1. 종이 위에 원하는 색을 시원시원하게 칠한다.

2. 마르면 점이나 선을 그 위에 그려준다.

3. 혹은 마르기 전에 다른 색을 올려 미묘하게 색이 섞이도록 해줘도 된다. 주의할 점은 색이 다 섞여 버려서 뭉개지면 안 되고 기존의 색을 남겨가며 섞어야 혼탁한 색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물감이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포크로 물감을 긁어내어 무늬를 만들어 줘도 좋다.

4. 마르면 면봉이나 붓으로 점을 찍어줘도 좋고, 위에서 언급했던 생활 속 물건들에 물감을 발라 신나게 찍어주면 된다.

 

위의 방법은 꼭 정해진 것은 아니고 내가 원하는 다양한 무늬들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진행하면 된다. 감이 잘 안오면 에릭 칼의 그림책들을 자세히 보고 어떤 패턴을 사용했는지 미리 관찰해 보고 시작하는 것도 좋다.

 

아래 작업들은 7세 아이들이 진행하였다.

7세 작업 과정
7세 작업 과정

아이들은 색연필, 사인펜 보다도 물감으로 색칠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또한 무늬(패턴) 종이를 만들 때 가장 좋은 점은 그려 놓은 연필 스케치 안으로 조심조심 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번져도 되고 섞여도 되고 붓 자국이 남아도 되고 삐져나가도 된다. 대담하게 휙휙 칠해보자. 자유로운 붓질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물감의 아름다운 색을 보면서 감정도 풍부해진다.

 

7세 작업 모습

마르기 전에 색을 바로 올려서 미묘하게 섞이게 해도 되고 포크로 자유롭게 긁어서 흰색의 새로운 무늬를 만들어도 좋다.

포크로 긁어 무늬를 만들고 있다.

손으로 점을 찍어도 좋고, 붓으로 찍어도 좋고, 면봉으로 찍어도 좋다.  여기선 진행하지 않았지만 스폰지나 포장 에어캡, 음료수나 풀 뚜껑에 물감을 발라 찍어주면 밀도감도 올라가고 더 다양한 무늬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7세 작업 모습/ 면봉, 붓, 손가락으로 점을 찍고 있다.

여러 장의 패턴 종이를 만들어 신문지 위에 말린다. 원할 때마다 무늬 종이를 만들어 놓은 다음 필요할 때 꺼내어 잘라서 붙이면 되고, 만약 시간 여유도 있고 바로 콜라주 작업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스케치하는 동안 마르기를 기다리면 된다. 

7세 아이들이 만든 무늬 종이들

 

원하는 모양을 스케치 한 다음 작가 에릭 칼은 트레이싱지를 사용하여 칼로 오려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흰 종이에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스케치 하고 그것을 참고로 짐작하여 오려 붙이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내가 직접 만든 다양한 색의 패턴 종이를 사용하여 오리고 붙이니 굉장히 즐거워한다.

 

무늬 종이들이 마르는 동안 내가 원하는 표현을 스케치하고 그것을 토대로 오려 낸 다음 붙여주고 있다.

완성된 작업을 보자

집이 있는 풍경을 표현했다. 하늘엔 하트 모양의 구름이 떠 있고 집 주변으로 나무, 꽃, 풀, 나비가 있다.

7세 무늬종이 콜라주 결과물
세부

바닷속 풍경을 표현하였다. 바다 물결, 바다식물, 물고기, 해저산이 친구의 손에서 멋지게 탄생했다.

7세 무늬종이 콜라주 결과물
세부

성을 표현하려고 한 것 같다. 성 위로 날아가는 두 마리의 새가 인상적이다.

7세 무늬종이 콜라주 결과물
세부

풍경 이외에도 코끼리, 기린, 사자, 말, 잠자리, 나비, 꽃, 나무, 등 하나를 정해서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다. 다양한 패턴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재를 하나만 잡아서 진행해도 밀도감 있고 재밌는 요소들이 그 안에 다양하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여러 색채와 무늬가 있는 종이를 직접 만들어 콜라주 작업을 하게 되면 동물, 식물, 사물 안에서도 다양한 색을 보고 느끼게 되고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적인 발상은 더욱 자라난다. 또한 물감을 칠하고 찍고 비벼보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즐거움과 해방감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늬 종이들을 다시 오리고 붙이는 과정은 창조의 기쁨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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