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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한옥마을- 전통체험/ 주변 맛집

그래나무 2019. 8. 5. 16:13

친한 지인의 소개로 처음으로 남산골한옥마을에 가게 되었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 체험활동들이 많았는데, 남산골한옥마을에 대한 정보들이 상세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미리 살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전통 체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나 인터넷 검색창에 남산골한옥마을을 치면 누구나 손쉽게 예약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 34길 28 남산한옥마을/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4번 출구 사잇길로 도보 5분, 버스로 올 경우에는 퇴계로 3가 한옥마을 정류장에서 하차

이용시간: 9:00~ 21:00(4월~10월)/ 9:00~20:00(11월~3월)

휴관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무료(체험프로그램은 개별 예약 후 당일 체험 장소에서 현장 결제)

주차: 주차장 없음. 입구 앞 주차장은 '서울시공영주차장'이며 매우 협소하여 대중교통 이용 권장. 인근 유료 주차장 안내는 홈페이지 이용안내 참고

 

남산골한옥마을 정문

하나씩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우선 천연염색체험과 한국세시풍속과 전래놀이 체험 두 개를 예약하여 아이친구와 함께 체험해 보았다. 원래는 탈꾸미기를 매우 하고 싶어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남산골한옥마을로 향했다.   

충무로역 3번과 4번 출구 사잇길로 조금만 올라오면 남산골한옥마을이 보인다. 북촌한옥마을은 알고 있었지만 남산골한옥마을은 처음이다. 도심 한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니 아직도 서울 곳곳에 모르는 곳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서울타워가 보이는 남산골한옥마을 내부

남산골한옥마을은 시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서울시 민속자료 한옥 다섯 채를 이전, 복원한 곳이라고 한다. 이 한옥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에 알맞은 가구 등을 배치하여 우리 선조들의 삶도 재조명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우리나라 전통에 대해 잘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원도 잘 조성되어 있어 꼭 체험을 하지 않더래도 주변 경관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에는 윤택영 재실, 민씨 가옥, 김춘영 가옥, 윤씨 가옥, 이승업 가옥이 있는데, 우리는 오늘 윤태영 재실에서 천연염색을, 민씨 가옥에서 한국세시풍속과 전래놀이 체험에 참여하기로 했다. 비가 올 것 같은 흐린 날씨에 매운 더웠지만 기분만은 최고였다.

민씨 가옥
남산골한옥마을 전통가옥 배치도

 

윤택영 재실/ 사진출처: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

우리 아이들이 참여하는 천연염색체험은 윤택영 재실에서 진행된다.

원래는 동대문구 제기동 224번지에 있던 것으로 이곳으로 이전·복원한 것이다. 조선 제27대 순종의 장인 해풍부원군 윤택영이 자신의 딸이 동궁의 계비로 책봉(1906년)되어 창덕궁에 들어갈 때 지은 집이라고 한다.

마당에는 줄에 걸어 놓은 염색천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윤택영 재실 마당에 있는 다양한 염색천들

염색에 들어가기 앞서 아이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염색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는다. 아이들이 들은 내용을 설명해 주길 꽃, 잎, 벌레 등 자연의 많은 것들이 천연 염색에 이용될 수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식물과 곤충으로 하다 보니 붉은 계열, 푸른 계열, 노랑 계열들이 다 똑같지 않고 매번 조금씩 다른 색으로 나온단다. 

윤택영 재실 내부에서 진행되는 천연염색

식물에서는 잎, 뿌리, 줄기 등에서 색을 뽑아낼 수 있다. 그리고 자연물이 파란색으로 보여도 색을 낼 때 파란색으로 안 나올 수 있다. 초록색 식물에서도 파란색이 나올 수 있다고 하신 부분이 신기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크로스 에코백에 천연 염색하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원하는 문양 중 하나를 골라 다섯 가지의 천연 염색 물감을 사용하며 염색을 진행하였다.

스텐실 기법의 문양염

더운 여름 날씨였음에도 아이들은 한옥 안이 덥지 않았고, 밖이 다 보이고 트여 있어서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한옥에 앉아 천연 염색을 하면서 나만의 에코백을 만드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크로스 에코백을 다 완성하자마자 집에 갈 때까지 계속 메고 다녔는데 앙증맞은 사이즈가 딱 좋았다. 요즘도 밖에 나갈 때마다 메고 다닌다.    

천연염색으로 만든 에코백
천연염색 체험 종류와 가격/ 출처: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

다음은 한국세시풍속과 전통놀이 체험을 하기 위해 민씨 가옥으로 넘어갔다.

민씨 가옥은 민영휘(1852~1935)의 저택 가운데 일부였다고 한다. 원래 위치는 종로구 관훈동 30-1번지였으며, 그 집터에는 안채와 사랑채 외에도 별당채와 대문간채, 행랑채 같은 집채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소유자가 바뀌면서 안채와 여기에 연결된 중문간채만 남기고 다 헐렸다. 1998년 남아있던 안채를 옮겨 지으면서 철거되었던 건넌 방 쪽을 되살렸고, 사랑채와 별당채를 새로 지었다.

관훈동 민씨 가옥/ 사진출처: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

우리 아이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미니 베틀로 직접 베 짜는 체험을 해보았다.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베를 짜면서 베짜기와 관련된 견우와 직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예전에는 집마다 베틀이 하나씩 있어 밤마다 베틀로 옷감을 짰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베틀 짜는 법을 설명해주시는 선생님
아이들이 미니 베틀로 직접 베를 짜보는 모습.
베틀로 직접 짜서 만든 컵받침

컵받침이 완성되자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면서 들고 와 보여준다. 집에 와서 원래 사용하던 컵받침 대신 이제는 직접 만든 베틀로 짠 컵받침을 사용하며 뿌듯해한다.

 

 

컵받침을 다 만들고 난 다음 한국의 전통 보드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고누놀이를 가르쳐 주셨다.

우리 조상들이 하던 놀이라고 하니 더 흥미를 갖고 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설명해 주길 우물고누는 각각 말 두 개로 하는 게임인데, 자기편 말로 다른 사람의 말을 막아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이기는 게임이라고 한다. 

고누놀이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

바퀴고누는 각각 4개의 말로 노는 것인데 상대방의 말을 따가는 게임이다. 아이들이 말하기를 게임의 룰은 굉장히 단순한데 은근 머리를 써야 이길 수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재밌어해서 선생님, 친구들과 몇 판씩 몰입해서 했다.

민씨 가옥 내부와 툇마루

아이들이 선생님과 전통 놀이를 즐기는 동안 한옥에 앉아서 마당 쪽 풍경을 바라보았다.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 바람만 돌아가는데도 덥지 않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다. 조금만 밖으로 나가면 시끌 복잡한 서울 도심인데 이곳은 아늑하면서도 한옥의 개방성 때문에 답답하지 않았다.(체험을 신청한 사람 외에는 집 내부로 들어올 수 없다.)

한국세시풍속과 전래놀이를 체험한 민씨 가옥

중간에 해설사를 따라 설명을 듣는 무리들도 보였다. 홈페이지에 보니 정통문화유산해설 프로그램이 있다. 나중에 가족과 함께 같이 설명을 들으면 좋을 것 같다.

고누, 팽이, 윷, 공기돌 등 전통놀이와 관련된 물건들도 판매하고 있다.
한국세시풍속과 전래놀이 종류와 가격
곳곳에 체험활동과 관련된 시설들이 보인다.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서울타워가 잘 보인다. 곳곳에 체험활동과 관련된 시설들도 눈에 띄는데 이곳에는 과녁이 있는 것 보니 활 만들기와 관련된 체험인 것 같다. 우리 아이들도 활동적인 체험도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전래공연체험과 탈꾸미기, 그리고 활만들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돌아다니다 보니 오수(낮잠)체험(60분/ 2,000원)도 보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가장 하고 싶었다. 한옥 안에서 자는 낮잠은 꿀맛일 것 같다. 두 가지의 체험을 다 마치고 한옥마을 안에 있는 시원한 카페에 들러서 차도 한 잔 하고 다양한 전통 공예품들도 구경하였다.

남산골한옥마을 내부 카페

정원도 한바퀴 돌아봤다. 남산골한옥마을은 무료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정원을 둘러보면서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었다.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건넨다. 나중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남산한옥마을 소개 글을 보니 이 정원은 훼손되었던 지형을 원형대로 다시 만들기 위해 남산의 자연식생인 전통 수종을 심고, 정자· 연못 등을 복원하여 전통양식의 정원으로 꾸민 것이라고 한다. 계곡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였다. 

흐린 날의 남산골한옥마을 전통정원

제일 흥미로웠던 점은 이 곳 전통정원 남쪽에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을 1994년 11월 29일 지하 15m 지점에 묻었다는 것이다. 1000년이 되는 2394년에 열어본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그때 타임캡슐을 묻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한여름이라 너무 더워서 주변을 많이 걸어 다니지는 못했는데 가을에 다시 찾아와 남산골공원에 있는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에 꼭 가봐야겠다.

흐린 날의 남산골한옥마을 전통정원

들어왔던 문을 빠져나가면 다시 서울 도심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아이들과 한옥에 앉아 우리나라 전통 체험도 하고 전통정원도 걸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가을에 꼭 다시 오자고 했다. 그리고 겨울에는 눈 쌓인 한옥의 모습도 보고 싶단다. 

체험을 마치고 가는 길

체험프로그램은 대략 무료에서부터 만원 사이의 가격대면 즐길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 체험프로그램, 세시/행사, 전통문화유산해설 시간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 이미지를 참고하고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남산골 한옥마을 홈페이지https://www.hanokmaeul.or.kr)

 

남산골한옥마을+서울남산국악당 통합홈페이지

 

www.hanokmaeul.or.kr

체험프로그램

남산골한옥마을 체험프로그램/ 이미지출처: 남산한옥마을 홈페이지

세시/행사

남산골한옥마을 세시,행사/ 이미지출처: 남산한옥마을 홈페이지

전통문화유산해설

전통문화유산해설 시간/ 이미지출처: 남산한옥마을 홈페이지   

혹시 근처에서 식사 계획이 있다면 남산골한옥마을 주변 맛집으로 목멱산방을 추천한다. 리라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비빔밥이 주 메뉴인 목멱산방(남산의 옛 이름이 목멱산이다.)은 역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곳으로, 남산골한옥마을에서 가까운 편이고 지하철 역으로는 명동역에서 가깝다. 경사가 좀 있지만 남산골한옥마을에서 1km 정도 떨어진 거리니 날씨가 괜찮다면 걸어서도 갈 수도 있는 거리다. 그러나 목멱산방 가는 길이 평지가 아니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고 아이가 어리다면 남산골한옥마을에서부터 걷기에는 좀 무리일 수도 있다.

목멱산방 외관

목면산방은 2017년~ 2019년 3년 연속 미슐랭가이드에 등재된 식당이다. 생각보다 양도 많고 가격대비 훌륭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음식이 나오면 테이블로 본인이 직접 가지고 와야 하고 식사를 마치면 직접 식기를 반납해야 하는데 아마도 이런 비용을 줄여서 맛과 품질에 더 신경쓸 수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멱산방 영업시간과 미슐랭가이드 등재 마크
목멱산방 메뉴

 불고기 비빔밥, 산방 비빔밥, 곤드레간장 비빔밥, 치즈 김치전을 먹었는데 다 만족스러웠고 특히 아이들은 치즈 김치전에 열광하였다.

목멱산방 불고기 비빔밥, 산방 비빔밥, 치즈 김치전

아이들이 남산골한옥마을에서 만든 에코백도 잘 메고 다니고 컵받침도 잘 사용하면서 다시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 여름이라 덥고 휴가철에 평일이어서 그런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가 많아 보이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유 있게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도심 한복판에 있어도 한옥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조용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한옥 내부에 에어컨이 없어도 신기하게 덥지 않아서 체험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가을이 되어 나뭇잎이 예쁘게 물들 때쯤 다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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