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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서현 글· 그림 본문

그림책

눈물바다- 서현 글· 그림

그래나무 2020. 1. 29. 00:01

추천 연령: 7세~

작가 서현이 쓰고 그린 <눈물바다>이다.

서현, <눈물바다> 표지

표지의 그림은 빵 터지게 재밌는데,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슬픔 가득한 눈물바다이다. 무슨 내용일까?

주인공의 오늘 하루는 시작부터 좋지 않다. 시험을 봤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고, 점심 급식은 맛없는 것으로 가득하다. 짝꿍이 먼저 약 올렸는데, 혼나는 것은 주인공이다. 엉망이었던 학교 생활을 끝내고 나서는데 이럴 수가. 비가 온다. 우산도 없는데...

서현, <눈물바다>

비를 맞으며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몸도 마음도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데, 부모님은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고 있다. 아이는 말한다. "공룡 두 마리가 싸운다."라고...

서현, <눈물바다>
서현, <눈물바다>
서현, <눈물바다>

눈물이 난다.

자꾸만······. 자꾸만······.

서현, <눈물바다>
서현, <눈물바다>

어?

눈물바다!

서현, <눈물바다>

이상하게 꼬이는 날이 있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 날 말이다. 그럴 땐 눈물이라도 실컷 흘리면 조금 시원해지면서 정신이 든다. 그리고 다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힘을 얻는다.

우는 감정은 자연스러운데, 우리는 대부분 울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울면, 뚝! 울지 마, 그만 울자 응?, 왜 울어, 뭘 잘했다고 우니 등 울음은 멈춰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서 그런 걸까? 물론 매번 그랬던 것은 아니다. 울면 누군가 따뜻하게 안아주기도 했고, 같이 슬퍼해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면 부끄러웠고 빨리 멈춰야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의 울적하고 어두운 마음을 눈물로 풀어내라고 말한다. 눈물이 바다가 되도록 맘껏 울어 젖히라고. 눈물바다에 떠다니는 주인공의 눈에는 눈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표정은 한껏 신이 났다. 그리고 주인공이 쏟아낸 눈물바다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재미나게 표현되어 있다. 슬픔을 유머로 풀어낸 작가에게 참 고마운 순간이다. 슬픔을 온전히 인정하게 하고 다시 그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주니까.

아이에게 물어본다.

"너는 이 그림책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

"응~ 이 책은 속상할 땐 울어도 된다는 걸 말하는 거야. 이거 봐봐, 울고 나서 주인공이 표정이 좋잖아~"

그리고 느꼈을 것이다. 나만 속상한 것은 아니구나. 우리 모두 속상한 일이 있구나.

제목: 눈물바다

작가: 서현

출판사: 사계절

발매일: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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