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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마스다 미리 글· 히라사와 잇페이 그림 본문

그림책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마스다 미리 글· 히라사와 잇페이 그림

그래나무 2020. 2. 5. 01:30

추천 연령: 유아~

작가 마스다 미리가 쓰고 히라사와 잇페이가 그린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이다.

마스다 미리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표지

베스트셀러 '수짱 시리즈'의 작가 마스다 미리가 글을 쓴 작품이다. 수필가이자 만화가이고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그녀가 당연히 그림도 그렸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림은 히라사와 잇페이 작가가 그렸다.

책장을 넘겨가며 찬찬히 읽어보니 글과 그림의 조화가 너무나도 좋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참 잘 살렸다. 

책의 첫 장을 펼치니 바다에 조그마한 배가 떠 있고 이렇게 시작한다.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아차... 이건 내가 자주 하는 말인데.... 시작부터 가슴이 뜨끔!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하면 마음이 작아져요.

마음이 작아지면 떨려요.

마음이 떨리면 몸도 작아져요.

우리는 하나하나 달라요.

할 수 있는 일도 달라요.

비교하면 마음이 작아지고, 마음이 작아지면 떨린다는 말에 맞다... 그렇지... 연신 되니이며 읽다가 마음이 떨리면 몸도 작아진다는 말에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메마른 가슴을 적셔주는 글과 그림으로 가득하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자도, 단 한 선도 버릴 게 없다. 

문장은 간결하고 그림도 단순한데 메시지는 묵직하다. 어른도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깨닫게 되는 부분도 많지만, 나 자신에게도 "빨리빨리"라고 다그치고 있던 상황이라면 공감이 되고 더 나아가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말 못 하는 마음도 있기 때문에 "왜 못하는데?"라고 묻지 말라고 말한다. 말 못 하는 마음이 있다는 그 마음 나도 다 겪어봐서 아는데 그 앞에서 "왜 안되는데?", "왜 못하는데?"를 내뱉은 나는 너무나 부끄러워 숨고 싶다.

바다라는 세상을 향해 항해를 막 시작한 우리 아이들과 이미 바다 한복판까지 와봤지만 여전히 바다를 다 알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우리 어른들에게 서로 "기다릴게요."라고 말하자.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마음이 절로 든다.

제목: 빨리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

작가: 마스다 미리 글· 히라사와 잇페이 그림

출판사: 뜨인돌어린이

발매일: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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