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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과 예비 학부모를 위한 추천 그림책

그래나무 2020. 2. 17. 21:41

이제 곧 있으면 3월이다. 특히 3월을 특별한 마음으로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처음으로 학교에 입학하는 예비 초등학생들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들어가는 새내기들 중 특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이 시기를 지낸다.

이때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은 어떨까? 입학 전에도 입학 후에도 꾸준히 읽으면 좋을 5권의 그림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비 초등학생과 예비 학부를 위한 추천 그림책

 

1. 나도 이제 학교 가요- 박정선 글· 선현경 그림(시공주니어)

2. 학교 가는 날- 송언 글· 김동수 그림(보림)

3. 틀려도 괜찮아- 마키타 신지 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토토북)

4. 너무 부끄러워!-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비룡소)

5. 친구에게- 김윤정 글· 그림(국민서관)


1. 나도 이제 학교 가요- 박정선 글· 선현경 그림(시공주니어)

박정선 글· 선현경 그림 <나도 이제 학교 가요>

"학교는 크고 넓어. 당연히 아이들도 많지. 왠지 겁이 난다고? 걱정 마! 다들 너처럼 학교에 처음 온 1학년들이야."

'1학년 어린이를 위한 학교생활 그림책'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나도 이제 학교 가요>이다.

<이모의 결혼식>과 <엄마의 여행 가방>으로 잘 알려진 선현경 작가가 그림을 그려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이 그림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입학 준비부터 학교 가는 등굣길, 교문에 들어서는 장면, 학교 수업과 그 외 쉬는 시간 활동, 학교 생활을 끝내고 교실 밖으로 나가는 풍경을 시간의 흐름대로 보여주어 아이들이 실제 학교 생활이 어떻게 진행될지 미리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나도 이제 학교 가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면 온 가족의 관심을 받으며 축하 선물도 받지만, 막상 이제 겨우 8살이 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그림책의 주인공처럼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가 정답일 것이다.

<나도 이제 학교 가요>

모든 두려움은 막연함에서 오는 것처럼 이 책은 그 막연함을 해소시켜 준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실제 생활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들까지도 그려내고 있다. 특히 학교 가는 길이라던가, 학교 건물과 실내 공간 등이 실제 풍경과 굉장히 유사하게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이 학교에 처음 가더라도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나도 이제 학교 가요>

짝꿍과의 첫인사, 자기소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의 구분, 수업 시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 대처 행동, 지켜야 할 약속, 친구들과의 대화법, 집으로 돌아가기 전 챙겨야 할 물건 등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매우 구체이면서 따뜻하게 전달해 준다. 


2. 학교 가는 날- 송언 글· 김동수 그림(보림)

송언 글· 김동수 그림 <학교 가는 날>

공터에서 딱지치기를 하는데 통장 아저씨가 부르셨다.

"구동준, 받아라. 학교에 다니라는 쪽지다." 나는 두근두근 콩닥콩닥 가슴이 뛰었다.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가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를 들고 콩콩 뛰다가 엄마가 날 끌어안았다.

"학교에서 김지윤을 보고 싶어 한대!"

'국민학교' 입학하는 1960년대 아이 구동준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00년대 아이 김지윤의 입학기를 일기 형식을 빌려 그려낸 책이다.

<학교 가는 날>

왼쪽은 옛날 예비 국민학생 구동준의 이야기가, 오른쪽에는 요즘 아이 예비 초등학생 김지윤의 이야기가 나란히 있어 두 시대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비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때나 요즘이나 취학통지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하게 된다. 취학통지서를 받고 입학하기 전 두 달 동안 일어나는 일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입학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공감을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책이다.

<학교 가는 날>

입학 전 불안과 걱정으로 잠결에 오줌을 지렸던 코흘리개 동준이가 훗날 지윤이 인생의 첫 담임 선생님으로 나오는 장면은 왠지 모르게 뭉클하다. 예쁜 여자 선생님이 아닌 할아버지 선생님이라는 사실에 실망하지만, 어느새 지윤이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다.

부모님이 읽어줘도 좋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읽어준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은 그림책이다.


3. 틀려도 괜찮아- 마키타 신지 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토토북)

마키타 신지 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틀려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교실에선.

너도 나도 자신 있게 손을 들고 틀린 생각을 말해.

틀린 답을 말해."

평소에 잘하다가도 낯선 곳에서 낯선 친구들과 있으면 주눅 들어 아무 말도 못 하고 숨어버리는 친구들을 위한 책이다.

<틀려도 괜찮아>

학교 분위기는 확실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는 다르다. 다닐 수 있는 공간도 훨씬 크고 알록달록했던 유치원과는 다르게 경직된 분위기다. 지켜야 할 예의도 있고 따라야 할 규칙도 많다.

 

 

 

 

 

이런 분위기를 처음 만나는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얼어붙는다. 그러나 새 학년 새 학기에 겪는 이 낯설고 어색한 순간만 버텨내면 사실 교실만큼 재밌는 곳도 없다.

<틀려도 괜찮아>

누구나 가슴 쿵쾅쿵쾅, 얼굴 화끈화끈한 순간을 겪는다는 점을, 그리고 틀려가면서 정답을 찾아가면 된다는 점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틀려도 괜찮다. 틀리면 다시 하면 된다.


4. 너무 부끄러워!-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비룡소)

수업 시간에 레아는 선생님한테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라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 · 

너무 부끄러워!

부끄럼이 너무 많아 자신감이 없는 레아의 이야기를 통해 부끄럼이 고민인 아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책이다. 

<너무 부끄러워!>

이 책은 레아가 소망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접힌 부분을 펼치면 원하는 모습과 반대되는 레아의 현실이 그려진다. 

<너무 부끄러워!>

접힌 부분을 펼치는 플랩 형식을 통해 반전의 형태를 보여주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너무 부끄러워!>
<너무 부끄러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고 아이들에게 나비춤도 가르쳐 주며 그림자 토끼도 멋지게 만들어 보여주고 싶지만 부끄럼 때문에 행동에 옮기지 못한다.  

<너무 부끄러워!>
<너무 부끄러워!>

그런 레아에게 언제나 당당하게 앞에 나서고 부끄럼 없이 원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비올레트는 선망의 대상이다. 이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비올레트의 모습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이 책은 절대 레아에게 비올레트처럼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부끄럼 많은 레아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비올레트는 "와, 너 진짜 대단하다"며 레아를 치켜세워주는 결말로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공개 수업을 통해 전체 무리 속에 있는 아이를 보게 된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내 아이를 보다 보면 비교가 된다. 소극적이고 부끄러워하는 내 아이의 모습에 속이 타들어가는 부모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이 결코 부끄럽지 않도록,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좋아하도록 격려해 준다. 사람은 각자 다른 고유한 성격을 가지고 서로 보완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 여기는 것부터가 모든 일의 시작이다.


5. 친구에게- 김윤정 글· 그림(국민서관)

김윤정 글· 그림 <친구에게>

"네가 차가운 빗속에 있다면 나도 함께 그 비를 맞을 거야."

친구와의 관계는 학교 생활의 거의 전부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만 반대로 '내가 어떤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할 것 같다. 

<친구에게>
<친구에게>

<친구에게>는 투명한 필름을 이용하여 '친구'의 의미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책장을 넘기면 투명한 필름 위의 그림이 전의 페이지와 겹쳐지면서 메시지가 더욱 극대화된다. 

<친구에게>
<친구에게>

"넘어져도 괜찮아 내가 언제나 너를 일으켜 줄 테니."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친구를 만날 수 있다면, 그리고 나 또한 그 마음을 되돌려 줄 수 있는 넉넉함을 지닐 수 있다면 학교 생활도 더 나아가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어려움들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삶은 달라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총 다섯 권의 그림책을 살펴보았는데, 이 외에도 정말 좋은 그림책들이 많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우리 예비 초등학생들과 그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을 부모님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며 부족한지만 응원하는 마음으로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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