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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주인공 '피프티 피플' 정세랑 장편소설

그래나무 2020. 5. 31. 16:23

 

정세랑 작가의 장편 소설 '피프티 피플'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첫 느낌은 'ㅍ이 엄청 많네'였다.

그리고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 소설이다. 피프티 피플, 50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이라니..

뒤의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실 50명이 아니라 51명 또는 세는 방식에 따라 52, 53명이 되기도 하는 아무튼 등장인물이 대단히 많은 소설이다.

 

송수정 / 이기윤 / 권혜정 / 조양선 / 김성진 / 최애선 / 임대열 / 장유라 / 이환의 / 유채원 / 브리타 훈겐 / 문우남 / 한승조 / 강한영 / 김혁현 / 배윤나 / 이호 / 문영린 / 조희락 / 김의진 / 서진곤 / 권나은 / 홍우섭 / 정지선 / 오정빈 / 김인지 오수지 박현지 / 공운영 / 스티브 코티앙 / 김한나 / 박이삭 / 지현 / 최대환 / 양혜련 / 남세훈 / 이설아 / 한규익 / 윤창민 / 황주리 / 임찬복 / 김시철 / 이수경 / 서연모 / 이동열 / 지연지 / 하계범 / 방승화 / 정다운 / 고백희 / 소현재 / 그리고 사람들

의 이야기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병원 안팎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설켜 퍼즐을 맞춰나가듯 전개된다. 나는 평소 뉴스를 보다가도 현장에 나와 있는 기자가 기사를 전할 때 뒤에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저 사람은 무슨 일을 할까? 저 사람은 가정에서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본 적이 많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주인공 뒤로 스쳐 지나가는 역할의 사람들을 볼 때에도, '저 역할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실제 생활은 어떨까?' 등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이런 나에게 이 소설은 재미도 있었고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도 있었다.

나의 일이 그들의 일이 될 수도 있었고 그들의 일이 나의 일이 될 수도 있었다. 그 어떤 삶도 가벼이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소설을 읽으며 새삼 느낀다.

특별한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나랑은 비슷하지만 동시에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피프티 피플"은 정말 재밌을 것이다. 빌려보는 것도 좋지만, 구입하여 봐도 전혀 아깝지 않은 책이다.

 

 

"강렬한 색이 있는 조각은 제 자리를 찾기 쉬운데 희미한 하늘색 조각들을 어렵습니다. 그런 조각들을 쥐었을 때 문득 주인공이 없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모두가 주인공이라 주인공이 50명쯤 되는 소설, 한사람 한사람은 미색밖에 띠지 않는다 해도 나란히 나란히 자리를 찾아가는 그런 이야기를요."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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