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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나무의 미술광장
터널-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본문
추천 연령: 7세~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터널>이다.
비슷한 데가 하나도 없는, 모든 게 딴판인 오빠와 여동생이 있다.
동생은 주로 자기 방에서 책을 읽거나 공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오빠는 밖에서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공놀이를 하며 뛰어놀곤 했다. 오빠는 밤이 전혀 무섭지 않지만, 동생은 깜깜한 밤을 너무나도 무서워한다.
이렇게 다른 둘은 얼굴만 마주치면 티격태격 다투기 일쑤다. 보다 못한 엄마는 화를 내며 그 둘을 밖으로 내보낸다.
둘이 밖에서 사이좋게 놀고 점심때까지는 들어오지 말라며...
둘은 쓰레기장으로 갔어요.
오빠가 투덜거렸어요.
"왜 따라왔어?"
동생이 말했어요.
"누가 오고 싶어서 왔어? 나도 이렇게 끔찍한 데 오기 싫어. 너무 무섭단 말이야."
오빠가 놀렸어요.
"어휴. 겁쟁이! 뭐든지 무섭대."
오빠는 혼자서 여기저기 살피러 다녔어요.
조금 있다가 오빠는 터널을 발견하고 동생을 부른다.
오빠는 터널 저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하지만, 동생은 마녀, 혹은 괴물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무서워하며 싫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빠는 그런 동생을 비웃으며 혼자 터널 속으로 들어간다.
오빠는 동생을 비웃었어요.
"징징거리지 좀 마, 어린애처럼."
동생은 영 내키지 않았어요.
"엄마가 점심때까지 오랬는데······."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터널 속으로 들어간 오빠가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질 않는다. 동생은 너무나 걱정돼서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동생은 오빠를 찾아 '컴컴하고', '축축하고', '미끈거리고', '으스스한' 터널을 기어간다.
터널 반대편은 고요한 숲이었다.
갈수록 컴컴해지고 울창해지는 숲은 동생에게 너무나 두려운 곳이었다. 당장에라도 돌아가고 싶지만, 그러면 오빠를 찾을 수 없다. 동생은 겁에 질려 마구 뛰기 시작했다.
뛰어가 보니 빈터가 나타난다.
그런데 거기에 굳어 버린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오빠다! 내가 너무 늦게 온 것일까? 흐느끼며 오빠에게로 뛰어간다.
동생은 차갑고 딱딱한 돌을 와락 껴안고 울었어요.
그러자 돌은 조금씩 색깔이 변하면서 부드럽고 따스해졌어요.
돌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움직이더니, 어느새 오빠로 바뀌었어요.
오빠가 반갑게 말했어요. "로즈! 네가 와 줄 줄 알았어."
오빠와 동생은 다시 깊은 숲을 지나고 작은 숲을 거쳐, 터널을 지나 밖으로 나왔어요.
둘이서 함께.
남매, 자매, 형제... 자라면서 참 많이도 싸운다.
부모에게 같은 피를 물려받았으나, 너무나 다르고, 또 너무나 비슷하기도 한, 경쟁상대이면서도 마음 한구석 서로를 지지하는 참 알 수 없는 그런 관계가 바로 남매, 자매, 형제다.
내가 내 언니, 오빠, 동생 흉은 봐도 남이 흉보면 그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그런 관계.
터널은 암흑과 같은 미지의 세계이다. 끝을 알 수 없고, 어느 순간 끝이 보인다 해도 사방으로 막혀 있어 그 끝 너머를 상상할 수 없어 더 두려운 길이다. 일상에선 서로 잡아먹을 듯이 날을 세우며 싸우고 상처를 줘도 터널과 같은 세상 끝이라도 자신의 일상을 버리고 달려와줄 사람은 그래도 남매, 자매, 형제이다.
평소의 자신이라면 절대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낸 동생, 그리고 자신과 너무나 반대인 동생이지만 꼭 와 줄 거라고 믿었던 오빠. 그게 가족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다른 그림책 <고릴라>--->https://artsquare.tistory.com/74
제목: 터널
작가: 앤서니 브라운
출판사: 논장
발매일: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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