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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호백 글,그림 본문
권장 연령: 유아~
이호백 작가가 쓰고 그린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하는 '2003년 최우수 어린이 그림(Best Illustrated books)' 10권 중 하나로 뽑힌 책이다. 류재수의 <노란우산>이 2002년 국내 작가로는 처음 받았고 바로 이어 이호백의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가 받았다. <노란 우산>도 내가 올릴 책 목록 중 하나이다. ^^ 그림책들을 보다 보면 상을 받았다고 해서 꼭 좋은 책이고 받지 않았다고 해서 그렇지 않다는 식의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지지 않는다. 상도 받았고 다른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보여줘도 우리 아이는 시큰둥 할 때가 있고 내가 봤을 땐 그저 그런데 아이는 열광적으로 보는 책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그림책은 몇 년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몇 년 후에도 즐겨 볼 책이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아파트 베란다에 토끼 한 마리가 살고 있다. 가족들이 아무도 없는 시간을 틈 타 몰래 집안으로 들어온다. 그 동안 가족들이 하는 행동들을 봐 온 토끼는 사람처럼 몰래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밤참도 먹고, 비디오 만화 영화도 보고(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화장품도 발라보고, 롤러 블레이드도 타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처럼 노는 모습이 굉장히 능숙하고 자연스러워서 웃음을 자아낸다.
어머, 아파트 베란다에 누가 조용히 앉아 있네요. 맞아요. 토끼입니다. 집 안엔 아무도 없고 토끼만 혼자 남아 집을 보고 있어요. 아, 그런데 베란다 문이 잠겨 있질 않군요. 토끼는 슬그머니 문을 열고.....
베란다에 앉아 있는 토끼의 모습은 여느 애완용 토끼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우리가 늘 애완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런데 집 안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스윽 베란다 문을 두 앞발로 연다. 반전의 시작이다.
토끼는 베란다에서 사람들이 밥 먹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식사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답니다. 지금 토끼는 맛있는 밤참을 먹고 있어요.
그렇다. 우리만 그들을 본다고 생각했는데, 그들도 우리를 보고 있었다. 보통 그림책에서는 동물들이 의인화되어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설정이 익숙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뭘까. 세 가지 정도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 우선 토끼 형태의 사실적인 묘사와 과장 없는 표정이다. 만족스러워도, 기뻐도, 지루해도, 신나도, 졸려도 표정의 변화가 미묘하게 조금씩 다를 뿐이다. 그 미묘한 변화가 진짜 토끼가 나타낼 수 있을 정도의 현실성 있는 표정이지 눈이 갑자기 커진다거나, 반짝인다거나, 화를 낸다든가, 눈물을 펑펑 흘린다는 식의 비현실적인 표정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토끼 캐릭터가 연기한다기보다는 진짜 토끼가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한다고 느끼게 되고 어느새 '어머 토끼가 참 능청스럽네?'라는 생각이 든다.
옷장 속을 뒤지다가 멋진 걸 찾아냈어요. 아주머니가 손수 지은 이 집 막내의 돌 옷이랍니다. 토끼에게 딱 맞는데요. 토끼는 이 옷이 정말 맘에 듭니다.
두 번째. 말을 하지 않는다. 행동은 사람처럼 하는데 사람의 언어를 내뱉진 않는다. 사람처럼 옷장 속을 뒤져 옷도 꺼내 입어 보고, 책도 꺼내 들어 읽어보는데, 혼잣말을 한다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이 방은 아저씨가 피아노를 치거나 책을 보는 방입니다. 토끼는 아무 책이나 하나 꺼내 들고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아저씨는 왜 이렇게 재미없는 책을 읽는지 알 수가 없군요.
세 번째. 관찰자의 시점에서 토끼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토끼는 우리를 못 보는데 우리는 토끼가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따라다니면서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한발 떨어져서 보는 우리의 시선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집안의 세간살이들의 모양과 배치가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토끼가 하는 행위들이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잠시 잊은 채 토끼가 하는 행동들을 쭉 따라가며 몰입하며 보게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현실과 상상이 미묘하게 교차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독자들의 눈은 '토끼가 또 무슨 일을 할까?' 호기심을 갖고 쫓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하나의 소재가 등장하는데, 거의 매 페이지들마다 나오는 토끼똥이다. 토끼가 머물렀던 장소들마다 남겨진 토끼똥은 워낙 작고 무심하게 그려져 있어서 어른들은 잘 발견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귀신같이 잡아낸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여기 있다. 저기도 있다. 여기 몇 개 있다. 이러면서 책장을 넘기면 그것부터 찾느라 정신없다. "너흰 도대체 왜 이렇게 똥을 좋아하니?" 물으면 아이들은 "그냥~ 너무 재밌잖아!" 그렇다 그냥 토끼똥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 책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 그럼 토끼는 계속 무슨 일들을 하고 돌아다녔을까?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책을 같이 읽어보길 바란다.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를 본 아이들은 아마도 집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서 내가 키우는 애완동물, 내가 가지고 노는 인형과 장난감을 전과는 다른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이 다라면, 우리가 보는 이 상황이 다라면 인생은 참 빡빡할 것 같다. 그래서 상상은 일상을 견뎌내게 하는 힘이 된다. 사람들이 자꾸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이유인 것 같다.
제목: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작가: 이호백
출판: 재미마주
발매: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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