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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미술

얼굴은 무슨 색으로 칠해요?- 수채화 물감으로 피부색 만들기

그래나무 2019. 7. 1. 00:05

그림에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는 아무래도 사람이다. 사람을 그리다 보면 당연히 피부색도 칠하게 되는데, 얼굴색은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예전에는 물감, 사인펜, 크레파스, 색연필에 버젓이 '살색'이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그냥 '살색'을 골라 칠하면 됐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살색'이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을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는 논란이 일게 되었다. 미술용품에서 '살색'의 표기는 "인종과 피부색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확대" 할 수 있다는 국가인권위의 권고로 '살색'은 그 뒤 '연주황', '연한노랑분홍'으로 바뀌었다가 2005년에 ‘살구색’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그럼 얼굴은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할까? 사람마다 피부색이 다르며, 같은 사람이어도 실내에 있을 때 바깥에 있을 때 피부색은 달라진다. 그리고 인종에 따라서도 다르다. 물감에서 정해진 살색이 없으니 사람마다 다른 피부색을 직접 만들어서 쓰면 된다. 

수채 물감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의 피부색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노랑색, 주황색, 빨간색, 갈색 계열에서 그 사람의 실제 피부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색을 골라 사용하면 된다. 투명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물을 섞어서 농도 조절을 하면 되는 것이고, 불투명으로 표현하고 싶다면 흰색을 섞어서 조절하면 된다.

파레트

위의 이미지에서 빨간 동그라미 부분의 색은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공식처럼 무슨 색 무슨 색 외워서 할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이색 저색 섞어서 사용하다 보면 내가 선호하는 색의 피부색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나만의 피부색 공식이 된다.

피부색 표현 연습
피부색 표현 연습

물로 농도 조절(투명 수채)

물+노랑색/ 물+노란색+주황색/ 물+주황색/ 물+다홍색/ 물+빨간색+노란색/ 물+황토색/ 물+갈색 등 물감색과 물의 양을 조절해 가면서 피부색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피부색을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물감에 물을 섞기 보다는 물을 베이스로 하여 물감을 조금만 사용하는 것이다. 피부 표현은 기본적으로 물감의 농도가 매우 엷어야 한다. 물감을 먼저 푹 찍어서 물을 섞으려다 보면 생각보다 물을 훨씬 많이 섞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물감도 낭비되고 팔레트 한 칸은 다 사용하게 된다. 붓에 물을 먼저 적셔 파레트에 칠하고 물감을 아주 살짝만 찍어 섞고 물감이 더 필요하면 그때 살짝 더 찍어서 농도 조절을 하면 된다.

피부색 표현 연습

흰색으로 농도 조절(불투명 수채)

물로 농도를 조절해서 표현해 봤다면 이번에는 흰색으로 조절해 보자.

흰색+노랑색/ 흰색+주황색/ 흰색+노란색+주황색/ 흰색+다홍색/ 흰색+노란색+다홍색/ 흰색+빨간색+노란색/ 흰색+황토색/ 흰색+갈색 등 아이들이 자유롭게 피부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섞어서 스스로 미묘한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역시 마찬가지로 노랑색, 다홍색, 갈색 등의 색에 흰색을 섞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흰색을 베이스로 하여 색이 있는 물감은 살짝 붓에 발라 섞어 보도록 하는 것이다.

윗줄은 물로, 아랫줄은 흰색으로 농도를 조절해 가면서 투명한 느낌과 불투명한 느낌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또한 같은 색의 물감이라 하더라도 물의 양에 따라 옅어지고 진해지는 색의 변화를 보면서 한 가지 물감으로 다른 느낌의 색을 낼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느껴본다. 

직접 만든 피부색에 다양한 표정 그려 넣기

이제 다양한 피부색을 만들어 봤다면 머리카락과 눈, 코, 입을 그려 넣어 다양한 표정의 사람들을 그려보자.

직접 만든 피부색에 다양한 표정 그려 넣기
직접 만든 피부색에 다양한 표정 그려 넣기
직접 만든 피부색에 다양한 표정 그려 넣기

피부색이 다양해 지니 머리카락 색과 표정도 더 다양해지는 것 같다.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
시간이 부족하면 다 채우지 말고 마음에 드는 피부색을 골라 몇 개만 표현해도 충분하다.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
피부에 살짝 붉은빛이 도는 느낌과 노란빛이 도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흰피부와 어두운 피부색의 표현도 충분히 내볼수 있다.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
다양한 피부색과 표정

아이들에게 피부색은 '무슨 색+무슨 색이야'라고 공식처럼 말해주기보다는, 다양한 피부색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보자.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호기심과 탐구심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마련해 주면 자발적으로 몰입한다. 

(수채화 물 농도 조절, 명도 단계 변화 연습에 내용에 더 알고 싶다면-> https://artsquare.tistory.com/52)

 

수채화 물 농도 조절, 명도 단계 변화 연습

수채화의 핵심은 물 조절입니다. 수채화를 한자로 하면 '水彩畵'이고 영어로 하면 'Watercolor'이지요. 수채화는 물을 다룰 줄 알아야 표현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불투명 수채화나 아크릴, 유화 물감의 경우 명..

artsquare.tistory.com

한 번의 경험으로는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다 그려보면 피부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말로 설명할 수 있도록 시켜보고, 다음에 또 피부색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그때 해봤잖아 기억 안 나니~" 보다는 우리가 해봤던 과정을 질문해 보고 스스로 기억을 더듬어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그 과정을 몇 번 거치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게 된다. 피부색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통해 세상에는 다양한 피부색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눈, 코, 입의 표정과 머리카락도 그려봄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이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 붓과 물감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피부색도 알아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표현해 보는 재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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