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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미술

쉽고 재밌는 종이 콜라주(collage)

그래나무 2019. 7. 8. 00:05

9세

집에 남아도는 색종이, 포장지,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아빠의 오래되고 해진 셔츠, 아이들이 커져서 입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누구에게 물려줄 수 없는 옷, 자투리 천 등만 있다면 쉽고 재밌는 종이 콜라주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도 저도 없다면 색종이만 있으면 된다. 20-30분 정도면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

콜라주(collage)는 '풀로 붙이는 것'이라는 뜻이다. 큐비즘 시대에 피카소와 브라크가 화면에 물감 대신 신문지, 우표, 벽지, 악보, 상표 등의 인쇄물을 붙여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을 도입했는데 이것을 '파피에 콜레(papier collé)'라 불렀다.

이러한 기법들이 점차 확대되어 1차 세계대전 시기에 일어난 예술 운동 다다(Dada)에 이르러서는 더욱 다양하고 이질적인 재료들을 도입하여 사회 부조리를 풍자하는 장치로 사용하였다.

(좌)Pablo Picasso, Guitar, Sheet music and Wine glass, 1912/ (우)Raoul Hausmann, The Art Critic, 1919–20

 

우리가 잘 아는 앙리 마티스 역시 말년에 건강이 좋지 않아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종이 오리기(Paper Cut-outs)'를 이용하여 새로운 미학적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고 그의 종이 콜라주 작업들은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Henri Matisse, Icarus, 1946, collage

 

아이들도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작업들을 정말 좋아한다. 오리고 붙이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구성을 머릿 속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림과는 다른 색다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준비물

1. 색종이

2. 포장지, 무늬종이, 자투리천(선택사항)

3. 가위

4. 풀

5. A4 사이즈 크라프트지(선태 사항이며, 크라프트지가 없다면 A4 복사용지도 좋다)

큰 종이를 통째로 주기 보다는 작은 사각 형태로 잘라 접시나 보관용기에 담아 준비하면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고 아이들도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콜라주 작업은 종이나 천 이외에도 철사, 단추, 털실, 볼트, 병뚜껑 등 다양한 재료로 혼합하여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간엔 종이와 자투리 천만 이용하여 손쉬우면서도 즐겁게 진행할 수 있는 콜라주 작업을 보여주고자 한다. 자유주제도 좋지만 하나의 테마를 정하는 것도 좋다. 이번엔 '사람'으로 정해 보았다. 큰 종이를 통째로 주기보다는 종이나 자투리 천들을 작은 사각 형태로 잘라 접시나 보관용기에 담아 준비하면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아이들도 집중해서 작업할 수 있다.  

 

종이를 가위로 자르고 자른 조각들을 풀로 붙이는 과정은 늘 즐겁다. 무언가를 해체하고 그것들을 다시 조합하여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에서 창조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콧노래가 들려오기도 한다.

7세/ 7세

 

9세/ 9세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처음 것 먼저 붙이고 그다음 어울리는 것 골라서 오려서 붙이는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미리 다 오려서 배치를 해 본 다음에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 그때 풀로 붙이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것이 옳다 하는 것은 없고,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작업하면 된다.

7세/ 9세

 

11세/ 9세

 

9세/ 7세/ 9세

 

9세/ 7세/ 8세

눈, 코, 입도 종이로 오려서 하는 것이 통일성이 있어 좋지만, 아무래도 면적이 너무 작다 보니 아이들 성향에 따라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어 펜이나 연필로 그려 넣는 것도 허용했다.  

 

9세/ 7세/ 7세

 

9세/ 7세/ 9세

주제가 사람이지만 자화상은 아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작업 결과물들을 보면 희한하게 그 아이가 떠오른다. 그래서 미술은 '자기표현'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예술의 중요한 점은 바로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표현의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그것이 미술이든, 춤이든, 글쓰기든, 악기든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9세/ 11세

 

9세/ 9세

주제를 '사람'으로 정해서 진행했지만, "저 사람 하기 싫은데요. 전 게 할래요." 이런 경우도 있다. "그래 그럼 넌 게를 하렴" 집게발이 달린 멋진 게가 탄생했다. 

 

7세

 

종이를 가지고 하는 작업은 언제나 인기 만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무언가를 분해하고 그것들을 다시 재조합하여 완전히 다른 형태의 결과물로 나오게 하는 그 과정이 흥미롭고 즐겁기 때문이다. 싹둑싹둑 오리고 배치하고 붙였을 뿐인데, 그림과는 또 다른 매력의 콜라주 작품들이 완성된다. 심플한 액자가 있다면 액자에 넣어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놓아도 좋다. 그리고 미술 작업들을 끝낸 후에는 꼭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자. 자기가 한 작업들을 마무리 정리까지 책임지게 하는 것은 그 어떤 공부보다 중요하다. 처음에는 귀찮아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것 같아도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적응하게 된다. 인간은 본디 몸을 움직여서 내 주변부터 통제할 수 있을 때 본인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 느낀다. 이러한 작은 습관들이 우리 아이들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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