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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거짓말- 석파정서울미술관

그래나무 2019. 11. 9. 22:53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석파정서울미술관에서 ≪보통의 거짓말≫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석파정서울미술관은 전시 티켓 구입 당월 한 달간은 무제한 입장이 가능하고 왕이 사랑한 정원 '석파정' 또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곳이다.

석파정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 ≪보통의 거짓말≫
서울미술관 ≪보통의 거짓말≫


전시명: 보통의 거짓말

장소: 석파정서울미술관(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01번지)

전시기간: 2019.10.29.(화) ~ 2020.02.16.(일)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화요일~ 일요일(입장은 관람 종료 1시간 전)

휴관일: 월요일

관람료: 11,000원(성인)/ 7,000원(초,중,고)/ 5,000원(어린이, 36개월이상)

(네이버에서 예약 구매할 경우 1,000원씩 할인)

 

전시 티켓 구입 당월 한 달간은 무제한 입장 및 석파정 무료 관람 가능하다.

전시를 보지 않고 석파정만 관람할 때는 별도로 5,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전시를 보았다면 꼭 아름다운 석파정도 보고 가는 것이 좋다.


입구 안내 방향으로 따라 들어가면 미술관 카페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매표소 가는 길이 보인다.

 

서울미술관 카페
매표소 가는길
서울미술관 층별 안내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가면 매표소와 제1전시실이 있다.

서울미술관 안내데스크

≪보통의 거짓말≫ 전은 '거짓말'로 채워진 우리의 삶과 사회에서 '거짓말을 하는 행위'의 이야기에 주목하고자 하는 전시이다.
인류의 시작부터 함께한 '거짓말'에 대해 23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Part 0.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구약 성경 창세기에 실린 이 말은 신이 취하지 말라 말한 선악과에 손을 댄 하와가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주장하고자 만들어낸 이야기, 즉 인류 최초의 '거짓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담과 이브 이후로 계속 반복되는 거짓말의 굴레를 표현한 영작 작업 <아담과 이브>(2009)가 처음으로 관람자들을 반긴다.

릴라아나 바사라브,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2009

 

영상 작업 옆으로 안나 페티나의 사진 작업들, 2019

영상 작업 옆으로 안나 페티나의 캔버스에 디지털 프린트한 작업들이 전시되어 있다.

 

안나 페티나, <과일 바로크>, 2019

사진 같은 그림인지, 그림 같은 사진인지 헷갈리게 하는 작품이다.

그림 같은 이 사진 작업은 눈으로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지만 시각은 종종 우리를 지배한다는 걸 일깨워 준다.

 

안나 페티나, <귀족의 아침식사>, 2019

아름다운 채색이 돋보이는 유민정 작가의 작업들이다.

 

유민정, <하와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부끄러움을 알았을까>, 2015

거짓말 때문에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아담과 하와를 표현한 작품이다. 그들이 배운 건 '거짓말'일지, 아니면 거짓말을 했다는 '부끄러움'일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업으로, 저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유민정의 에덴동산 작업들


Part 1.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의식, 무의식 속에 우리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거짓말'과 그 거짓의 방향이 '나'를 향하여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는 일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섹션이다.

 

장즈의 영상 작업 <0.7% Salt>(2009)이다.

 

장즈, 0.7% Salt, 2009

손가락 끝을 통해 행해지는 폭력, 악성댓글로 고통받는 연예인 질리안 청의 세밀한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스캔들로 강제 은퇴당한 연예인 질리안 청의 웃는 듯 우는 듯 한 얼굴에서 우리의 모습이 비치진 않는지 질문한다.

 

스테판 슈미츠의 작품들

스테판 슈미츠의 캔버스에 디지털 프린트 작업들(2015년~2019년)이다.

온라인 속의 나, 그리고 화면 밖에서 만나는 나의 진짜 모습을 표한하여 우리를 점점 우리 답지 않게 만들어 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보여준다.

 

스테판 슈미츠의 작품들

진효선의 <축 졸업>(2017).

학사모의 뜻도 모른 채 어른의 것을 그대로 옮겨와 찍는 유치원 졸업사진.

처음으로 어른스러움을 다른 사람에게서 강요받았던 졸업사진을 통해 아이가 '사회'라는 거짓 세상으로 들어가게 되는 첫 경험의 순간을 비판적인 시각을 담아 보여주는 작업이다.

 

진효선, <축 졸업>, 2017
진효선, <7 years old>, 2017

송유정 작가의 설치 작업 <감정의 반복>(2015)이다.

 

송유정, <감정의 반복>, 2015

우리들 마음속엔 하나의 감정이 아닌 수없이 많은 자아가 있습니다.

그 많은 감정이 하나의 노란색 마음으로 정리되기까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지요.

조금만 천천히, 마음을 살펴주세요. 괜찮다는 거짓말, 아닐 수도 있으니깐요.

송유정, <감정의 반복>, 2015
전시 전경

 

 

현대사회는 수없이 많은 자기 계발서와 인터넷의 무수한 말들이 나를 위로하고 가르치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다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듯이 결국 중요한 건 거짓이 아닌 진실한 나와 마주하는 그 순간임을 말하고 있는 이주연 작가의 작품들이다.

 

이주연, <Who are you 1+2+3>, 2012


Part 2.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인간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를 '버티어'낸다고 한다.

그리고 이 관계 속엔 선의에 의해서 건, 안 좋은 의도이건 간에 필연적으로 '거짓말'이 존재하는데, 그 속에서 상처 받고, 치유받으며, 더러는 더 단단해지기도 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거짓말'임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한국에만 있는 거짓말 같은 관습, '빠른 년생'을 비판하며 '나이'에 집착하는 한국만의 집단적인 거짓말을 보여주는 이해강 작가의 <12지신 시리즈>이다.

전통적 12간지를 말과 뱀의 중간, 개와 돼지의 중간 형태를 만들어 풀어냈다.

 

이해강, <12지신 시리즈>

작가 콰야의 작품들.

 

콰야, <우리, 밤하늘에 수놓은 별처럼 떠있는 달처럼>, 2019

박정은 작가의 색연필 작업들.

 

박정은 작가 작업

아래는 하지현 작가의 인형 애니메이션 작업.

하지현, <뿔>, 2010

 

추종완, <탈>, 2017

껍질을 깨고 날아가는 자아를 보여주는 추종완 작가의 <탈>(2017)이란 작품이다.

인쇄를 하고 그 위에 아크릴과 목탄으로 작업하였다.

 

추종완, <탈>, 2017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것 같지만 내 영혼은 매일매일 격렬하게 파도칩니다.

 

추종완, <탈>, 2017

 

왼쪽 벽 틈 사이로 디즈니 캐릭터 이미지들이 언뜻 보인다.

로들포 로이자의 작업들

로들포 로아이자의 작업으로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고, 왕자나 공주가 눈부시고 빛나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세상을 보고, 스스로 빛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로들포 로이자의 작업들
로들포 로이자의 작품

 

아래 작품은 채정완의 <진실을 마주하는 법>(2016), <갔나?>(2017), <사랑과 폭력>(2018).

채정완의 작업들
전시 전경

엄익훈 작가의 <어느 날>(2017)은 본래의 모습과 닮아있으면서도, 실상 그 모습은 아닌 환영과 같은 그림자를 통해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환영의 실체가 어떨지를 생각하게 한다.

 

엄익훈, <어느 날>, 2017
장연호, <사라지다>, 2013
홍성철 작가의 <String_Mirror>

홍성철 작가의 <String_Mirror>.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의 '애씀'을 '손'과 작품을 팽팽하게 잇는 '줄'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홍성철 작가의 <String_Mirror>

 


Part 3.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나라와 학교, 회사라는 조직에 대해 '충성'을 맹세하였으며, 그것이 성숙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는 것이라 믿어왔다. 그러나 '국가'라는 말, '사회'라는 단위는 단지 개개인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것으로 인해 희생되는 서로의 욕망을 제어해주는 규칙이라는 걸,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규칙'을 지키게 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거짓말'이 우리를 '지배'해왔다는 사실을 또한 알게 되었다.

 

위 설치 작업은 김현주 작가의 <이카루스의 시선-서울편>(2019)으로 높은 탑 위에 의자는 계획자의 시선을 상징하며, 도시의 발전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자문하는 작업이다.

 

김현주 작가의 <The Camp>(2019)는 한국에서의 '국가'의 의미를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소통이 부족했던 군에 새로 도입된 <The Camp> 모바일 앱에는 한 달 동안의 군대 식단이 공개되는데, 그에 대한 댓글에는 식단에 대한 이야기보단 자식에 대한 보고 싶음과 불안함, 국가에 대한 믿음의 흔적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댓글 내용은 아래 메모지에 적힌 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태은의 <집단 텔레비전>(2017)은 미디어의 발전이 인간에게 큰 도움을 주었지만, 한편 미디어를 지배하고 있는 권력에 의해 거짓말로 가득 찬 '욕망'에 의해 악용되고 선동의 도구로 쓰일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김태은, <집단 텔레비전>, 2017

이 전시의 마지막 작품 조성현 작가의 <SQUARE 1-2>(2018)이다.

10명의 대통령, 10개의 취임 선서문의 음성이 들려온다.

소리에 반응하며 한 평의 스퀘어의 영상은 변화한다.

조성현,<SQUARE 1-2>, 2018
조성현,<SQUARE 1-2>, 2018
조성현,<SQUARE 1-2>, 2018
조성현,<SQUARE 1-2>, 2018

인류 최초의 '거짓말'을 시작으로 개인,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사회와 국가로 확장시켜 '거짓말'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 보여준 《보통의 거짓말》을 관람하며 개인적으로는 내게 가장 와 닿는 거짓말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거짓말을 왜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서울미술관 3층과 연결된 아름다운 정원 석파정이 궁금하다면--->https://artsquare.tistory.com/83

 

부암동 석파정의 가을- 왕이 사랑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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