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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나무의 미술광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의 작가상 2019 본문
기다려왔던 <올해의 작가상 2019>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10월 12일에 열렸다.
한 해의 상반기가 지나면 조금씩 기다려지는 전시가 있는데 바로 <올해의 작가상> 전시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이 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비전을 제시할 역량 있는 작가를 후원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술시상제도이자 전시라고 볼 수 있다.
표를 끊고 들어가려고 보니 저 멀리 <올해의 작가상>의 반가운 로고가 보인다.
전시기획자, 비평가, 연구자 등 미술계 전문가로 구성된 추천위원단의 추천과 국내외 심사위원단 1차 심사를 통해 매년 후보 4인(혹은 팀)을 선발하고 전시 이후 최종 1인에게 상이 돌아간다.
전시명: 올해의 작가상 2019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종로구 삼청로 30)/ 1, 2 전시실
전시일: 2019.10.12- 2020.3.1
관람시간: 오전 10시- 오후 6시(월, 화, 수, 목, 일)/ 오전 10시- 오후 9시(금, 토)
관람료: 통합관람권 4,000원(대학생, 만 24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무료/ 금, 토 야간개장 시 무료)
통합관람권만 구입하면 서울관에서 열리는 모든 전시 관람 가능.
주차: 시간당 2,000원, 주차 공간 넉넉한 편(오전 8시- 오후 11시)
올해의 전시 작가는 김아영, 박혜수, 이주요, 홍영인이다.
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시 관람 후 작가 한 명을 마음에 두고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나름 즐거움이다.
들어가기 전에 작가의 인터뷰를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미술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홍영인: 동등성을 위하여,
소통의 다른 방식 B
홍영인(1972-)은 최근까지 영국을 본거지로 하여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작가는 '동등성'이라는 주제와 개념을 설치, 퍼포먼스, 드로잉, 자수,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질문해왔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의 위계에 대해 질문하는 <새의 초상을 그리려면>(2019)이 제일 먼저 관람자들을 반긴다.
새소리도 들리고 영상이 계속 변한다.
자세히 보니 자수 작업이다.
각 전시 작품 캡션에는 작품명과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어 전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음 작품은 클럽 이네갈(Club Inégales)과 협업하여 즉흥연주를 통해 '동물되기'를 모색하는 <하얀가면>(2019)이다.
여성의 저임금 노동을 표현하는 그룹 퍼포먼스 <비-분열증>(2019).
이 퍼포먼스는 미술관 1층의 불특정 장소들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일시는 다음과 같다.
박혜수: 당신의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의 당신은 누구인가
박혜수(1974-)는 우리 사회와 집단에 내재된 보편적 가치와 무의식에 대해 물음을 던지면서 나아가 개인의 기억과 삶의 가치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에 대한 정의와 집단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신의 우리는 누구인가."
이 설문은 당신이 생각하는 '우리'의 범위와 속성을 살펴보기 위한 조사입니다.
흥미로웠던 휴먼 렌탈 주식회사인 <퍼펙트 패밀리>
"당신이 원하는 완벽한 가족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작가는 가상 주식회사인 '퍼펙트 패밀리'를 통해 현대 사회 속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족 해체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박혜수 작가가 가상으로 설립한 휴먼 렌탈 주식회사의 홈페이지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클릭해서 이 회사의 지향점과 제공 서비스 내용들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게시판 후기 글이 재밌어서 다 읽어보았다.
정말 현실 가능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후손들에게>(2019)
고독사와 가족 관계의 붕괴를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유품정리사, 특수 청소, 장례지도사 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단절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죽음 이후 가족들과 연락이 닿아도, 시신인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식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유품도 자식들은 거부한다. 결국 죽음 이후의 남겨진 물건들은 다 태워진다.
"우리가 저들과 같이 살 수 있을까?"
이주요: 유예와 지속,
그리고 창작을 위한 어떤 곳
이주요(1971-)는 가변적이고, 임시적인 그리고 견고하지 않은 일상 재료들의 심리적, 물리적 조합들로 사적인 경계와 공적인 경계가 교차되는 지점에서 사회와 그 주변부에 존재하는 것들에 가치를 담는 작업을 보여준다.
전시가 끝난 뒤 버려지는 작품들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된 신작 <Love your depot>
"전시 이후 작품들은 어디로 가나"
전시장은 크게 작품창고, 랩(Lab), 그리고 팀 디포(Team depot)로 불리는 컨텐츠 연구소로 구성된다.
이곳에는 이주요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보관되는데 전시기간 동안 전시장에 상주하는 참여자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되고 기록되는 것으로 진행된다. 동시에 현장에서 생성된 컨텐츠를 온라인으로 송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운영되면서 살아있는 커뮤니케이션 허브가 구축되고 전시장이 작품보관 창고이자 동시에 창작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난다.
김아영: 종적이며 횡적인 이주,
경계에서 존재하기
마지막 후보 김아영(1979-) 작가는 평소 한국 근현대사와 석유 정치학, 영토 제국주의, 자본과 정보의 이동 등 동시대적인 이슈들을 담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의 작업을 지속해왔다.
형광 연두색 벽 너머 저 문으로 들어가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넘어가는 느낌이다.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던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2019)이다.
'페트라 제네트릭스'라는 광물이자 데이터 클러스터가 이주하는 여정의 연장선상에서, 난민과 데이터의 이주를 다양한 층위로 중첩시켜 픽션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이주, 이송, 도항에 대한 문제들에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이다.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동시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잘 드러내는 영상작업이어서 끝까지 흥미롭게 집중하면서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동시대 미술을 감상하면서 좋은 점은 내가 현재 살아가는 세계의 이야기를 토대로 구현된 작품들이기 때문에 실제 내 삶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올해의 작가상 2019>는 2020년 3월 1일까지 계속된다.
전시도 관람하고 내 마음속의 최종 1인을 정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하고픈 전시이다.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미술관 마당에 오브라 아키텍츠(제니퍼 리, 파블로 카스트로)의 <영원한 봄>이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에는 최정화 작가의 <민들레>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관리소가 공동 주최하는 덕수궁 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중 한 작품으로 네 점은 덕수궁 내에 설치되어 있고 나머지 한 점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덕수궁- 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가 궁금하다면->https://artsquare.tistory.com/64
국립현대미술관에는 현재 <올해의 작가상 2019> 외에도 다른 주제의 전시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서울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누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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