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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2호선 잠실나루역 본문

가볼만한 곳

서울책보고- 2호선 잠실나루역

그래나무 2019. 6. 21. 19:00

주소: 서울 송파구 신천동 14(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

이용시간: 평일 10:30 - 20:30/ 주말 10:00 - 21:00/ 공휴일 10:00 - 21:00

휴관일: 월요일 휴무/ 1월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대형 헌책방이다. 서울시는 서울 송파구의 암웨이 창고를 매입한 후 서울에 있는 헌책방들의 책을 위탁 판매하고, 독립출판물과 기증도서 전시, 그리고 북콘서트 등의 문화프로그램을 이 공간에 마련하였다. 2019년 3월 말에 오픈하여 운영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으로 몸을 틀면 창고형의 나지막한 건물이 바로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흐려서 건물이 흐릿하게 나왔다.

 

입구를 찾아 들어서면 겉과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아치 형태의 구조물을 중심으로 가운데를 주요 동선으로 하여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헌책방 이름이 적힌 섹션이 있고 헌책방 별로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중앙 복도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눠져 있으며 헌책방 별로 분류되어 있다. 양쪽 다 같은 헌책방 가게일 경우도 있고 이렇게 왼쪽 오른쪽 다른 헌책방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왼쪽은 '헌책방나들이' 가게에서 내놓는 책들이, 오른쪽은 '열린책방' 에서 내놓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 (양쪽 다 같은 헌책방의 책이 진열되어 있기도 하다.) 보통 우리가 서점에서 볼 수 있는 인문, 문학, 예술, 과학, 잡지 등의 분류랑은 다르고 서울에 있는 헌책방 가게별 분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 검색이 가능은 하지만 쉽게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는 구조는 현재는 아니다. 

몇 번 와 보면서 느낀 점은 특정한 중고서적을 구하고 싶은 경우에는 알라딘, yes24, 개똥이네 등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한 것 같고 서울책보고는 헌책들을 자유롭게 구경하고 읽어보고, 운이 좋으면 원했던 책도 아주 저렴한 값에 건지기도 하는 놀이문화공간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다. 왜냐하면 아래에 나오겠지만 헌책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독립출판물의 도서들과 옛날 잡지, 책들이 전시되어 있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선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까지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다.

끝에 보이는 저 원 형태의 조형물 양쪽으로 화장실이 있다. 오른쪽이 여자화장실이고 왼쪽이 남자화장실이다. 어딜 가나 화장실이 편해야 우선 안심이 되는데 화장실은 쾌적한 편이다.

 

조형물을 가까이서 보면 여러겹의 책들이 탑처럼 쌓여 원을 이루는 형태이다.

 

어린이들이 책 한권씩 사러 온 것 같다. 줄 서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엽다. 이때는 평일이어서 한가한 편이었는데, 토요일에 갔을 때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북적거렸다. 북적거리는 것이 싫다면 평일에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고서, 희귀본, 절판본 등 평소에 우리가 잘 볼 수 없는 책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구입이 불가능한 전시용 도서들도 있고, 뒤에 가격이 적혀 있어서 살 수 있는 책들도 있다.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도서들을 보고 나타나는 반응들에 따라 연령대를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옛날 잡지들

표지를 보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올라온다.

독립출판물 섹션이다.(구입은 안되고 자유롭게 읽어볼 수 있다.) 독립출판물은 보통 정식 출판사의 책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작가가 스스로 기획, 인쇄, 배포까지 책임지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성이 강한 책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재미있게 읽히기도 하고 이게 도대체 뭔가... 싶은 책들도 있다.

 

 

예전에는 내가 봤을 때 별거 아니다 싶은 것은 이런 걸 뭐하러 만드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내가 정답이 아니구나를 처절하게 느끼게 되면서 '나한테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다른 누구에게는 꽤 괜찮을 수 있겠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함부로 마음을 꼬지 않기로 했다. 

나랑 안 맞는 책들은 과감히 패스하고 찬찬히 살피다 보면 오! 좋은데? 하는 책을 만날 수 있다.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지 않을 때는 독립출판물들의 책들을 편히 앉아 마음껏 읽어 볼 수 있다.

사진작가 윤정미의 <반려동물>이다. 신선했다. 주인과 반려동물을 찍은 사진들인데 그 둘의 관계가 사진 속에 미묘하게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나라도할머니>도 기억에 남는다. 87세 할머니가 살아온 생애를 손녀가 기록한 구술 기록집이다. 언젠가부터 '다큐멘터리 3일' 같은 류의 삶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다큐가 재밌어지더니 그곳에서 나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 번씩 툭툭 내뱉은 말들이 하나같이 다 명언들이다. 살아온 세월이 담긴 말은 무게가 달랐다. 그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라면 눈길이 간다.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자신만 아는 아이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삶의 굽이진 길을 걸으면서 누군가를 책임져 본 사람들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서울의 3년 이하 빵집들: 왜 굳이 로컬 베이커리인가?>도 재밌게 읽었다.  오픈 3년 이하, 구성 인원 5인 내외, 서울의 소규모 빵집들과 인터뷰한 내용들을 담은 것이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도 있어서 같이 읽었는데  서울의 3년 이하 시리즈들이 계속 나오는? 나올 것 같은? 책이다. 독립출판물들의 가장 큰 매력은 유명한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같은 현재 진행형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말들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고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연재했던 만화가 인기를 얻어 책으로 출간된 <며느라기>도 있네.

 

북카페에서 커피 및 음료도 주문 가능하다. 가격이 그렇게 저렴하진 않다.

수요북클럽이 열리다 보다. 매월 첫째, 셋째 주 수요일 오전과 저녁에 진행되는 서울책보고 공식 독서소모임이라고 적혀 있다. 서울책보고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된다. 

그럼 이번엔 헌책방 서가들을 찬찬히 살펴보자.

중간 중간 창들이 있어서 답답하지 않아서 좋다. 서서 책을 놓고 읽을 수 있는 테이블들도 창가에 배치되어 있다.

용선생 한국사, Why? 와 같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관심 있을 책들도 있고.
어린 시절 추억 돋는 계몽사 디즈니 그리 명작도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디자인 관련 서적들. 최근 것은 잘 못 찾겠고 한참 옛날 것들이다.
로마인 이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원피스 만화책

쭉 살펴보면, 전집류와 단행본 책들이 골고루 있기는 한데 신간이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발간된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종류의 책들은 앞에서 말했듯이, 알라딘, yes24, 개똥이네 등과 같은 인터넷 중고 서점이나, 오프라인 중고 매장 같은 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이들 책은 그나마 살만한 것들이 좀 있었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영어 단행본과 챕터북 고르는 재미가 쏠쏠했다. 꽤 인지도 높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책장들이 있었고 가격도 저렴해서 몇 권 구입하였다.

챕터북 제로니모, 아서, 노부영 시리즈 중 애니멀 부기우기

이 영어책들은 가격이 2,000원에서 3,000원 정도 된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재클린 윌슨 작가의 책들과, 호리드 헨리, 베레스타인 베어

'서울책보고'에 왔다면 근처 성내천도 꼭 걸어보자 지금은 초록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는데, 사람들과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서울책보고에서 나와 좌로 꺾으면 바로 초등학교가 보이는데, 그쪽 길로 쭉 가면 성내천 가는 길로 연결된다. 사진보다 실제가 훨씬 좋으니 추천한다.

서울책보고에서 나와 왼쪽으로 보면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그 길로 가다 보면 성내천으로 가는 길이 연결된다.

 6월 지금도 좋지만 4월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여 정말 아름다웠다. 벚꽃 구경하러 굳이 멀리 가지 않을 정도로 참 예뻤다. 성내천까지 걸었으면 내친김에 근처 올림픽 공원 가서 자전거 타는 것도 괜찮다. 여러 명이 같이 탈 수 있는 2인용, 6인용 자전거도 있고 일인용도 있다.

왼쪽 사진은 현재 6월에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올해 4월 벚꽃이 피었을 때 나무 부분 컷이다. 저 초록 나무들이 다 하얗게 피어 있었다.

너무 큰 기대를 하고 가기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정하게 사야 하는 책이 있다면 목표를 못 이룰 가능성이 있고 그냥 봐서 괜찮은 거 있음 사고 아니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가면 의외의 것들을 건질 수도 있다. 헌책 이외에 독립출판물, 고서, 희귀본, 절판본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책들도 볼 수 있고 주변에 성내천과 올림픽 공원도 있으니 힘 빼고 가면 좋은 듯싶다. 2019년 3월 말에 오픈하여 이제 3달 정도 되었으니 사람들이 말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은 앞으로 조금씩 개선해 나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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