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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만났어요-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본문

그림책

겨울을 만났어요-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그래나무 2019. 12. 18. 00:01

추천 연령: 4세~

이미애 작가가 쓰고 이종미 작가가 그린 <겨울을 만났어요>이다.

<겨울을 만났어요> 표지

제목에서부터 눈치챘겠지만 계절 '겨울'에 대한 이야기다.

<겨울을 만났어요>

내 옆에서 겨울이 함께 들길 걷고 있었어요.

겨울은 맑고 서늘한 손가락을 뻗어 들판을 가리켰지요.

작가는 겨울을 내 곁에서 함께 걷고 있는 친구처럼 소개하고 있다.

<겨울을 만났어요>

겨울과 함께 언덕을 오르자 땅은 겨울의 발밑에서 더욱 단단하게 얼어붙었어요.

조잘조잘 시끄럽게 떠들던 계곡물도 쉬잇, 쉿 살얼음 아래로 조용히 흘렀어요. 나는 털모자를 더 푹 눌러썼어요.

<겨울을 만났어요>

공기가 꾸물꾸물 흐려졌어요. 구름이 두터워졌어요. 겨울은 가물가물한 하늘에서 눈을 불렀어요.

눈은 한 송이 두 송이 나붓나붓 내리기 시작했어요.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도록 찬바람과 눈구름을 더 불러 모았어요.

<겨울을 만났어요>

겨울은 등 뒤에서 나를 꼭 껴안고 쌩쌩 썰매를 타고 언덕 아래로 재빨리 내려왔어요.

<겨울을 만났어요>는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겨울 풍경을 보여준다. 우리는 살면서 모든 것을 접할 수 없어 책을 통해 배우듯 지금 이 시대의 아이들은 시골의 겨울 풍경을 직접 보기 힘들지만 이 그림책을 통해 겨울에 대해 충분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화선지에 수묵화로 그려낸 이종미 작가의 선택과 노력이 돋보인다. 

보통 봄을 떠올리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푸릇푸릇한 싱그러움을 떠올리겠지만, 겨울은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삭막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 책에서 묘사된 겨울은 내 곁에서 함께 들길을 걸어주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바람의 푸른 목도리를 둘러 주는 친구 같은 존재이다. 바스락거리는 잎들을 쓰다듬고 바싹 말라붙은 풀 줄기를 도닥여 주며 푹 쉬라고 한다. 새롭게 돋을 시간을 기다리며. 뿐만 아니라 겨울은 바람을 불러 연을 높이 띄워 주기도 하고 하늘에서 눈을 불러 세상을 새하얗게 만들어 주는 등 겨울만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색다른 즐거움에 대해 눈을 뜨게 만든다.

더불어 의성어와 의태어가 다양하게 사용되어 한글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는데,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외국에 있어 한글의 다양한 언어 표현을 접하는데 한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늘 쓰던 표현만 건조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하던 어른들에게 말랑말랑한 살아있는 언어를 선물한다.

제목: 겨울을 만났어요

작가: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출판사: 보림출판사

발매일: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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