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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블랙독- 레비 핀폴드 글· 그림/ 두려움에 관하여

그래나무 2019. 9. 13. 00:01

권장 연령: 6세~

레비 핀폴드가 쓰고 그린 2013년 케이트 그리너웨이 수상작 <블랙독>이다. 

 

<블랙독> 표지

어느 날, 검은 개 한 마리가 한 가족을 찾아온다.

그런데 크기가 호랑이만하다. 이를 발견한 호프 아저씨는 깜짝 놀라 당장 경찰에 신고를 한다. 

 

"우리 집 앞에 호랑이만 한 검둥개가 나타났습니다!"

 

<블랙독>

아주머니도 그 검은 개를 보았다. 

그런데 이번엔 호랑이가 아니고 크기가 코끼리만 한 검둥개란다.

부부는 본인들이 여기 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불을 다 끄기로 한다.

 

<블랙독>

다음으로 딸 애들라인이 비명을 지른다.

애들라인은 이번엔 티라노사우루스만 한 검둥개가 있다고 큰 소리로 외친다.

그러자 엄마 아빠는 그 검은 개가 자신들을 보지 못하도록 커튼을 닫으라고 한다.

 

"빨리 커튼을 닫아! 녀석이 우리를 보지 못하게."

 

<블랙독>

곧이어 아들 모리스도 몸집이 더 커진 검은 개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자 가족들은 이불 밑에 숨기로 한다.

 

 "이불 밑에 숨어!"

 

가족이 다 이불 밑에 숨어 있는 동안 이 가족의 막내 '꼬맹이'가 이 사실을 알고 다짜고짜 현관문을 벌컥 연다.

가족들은 화들짝 놀라 말한다.

 

<블랙독>

 

"녀석이 널 잡아먹을 거야!"

"네 머리를 우적우적 깨물어 먹을 거야!"

"네 뼈를 아작아작 씹어 먹을 거야!"

 

그러나 꼬맹이는 문을 열고 나가 거대한 검둥개 앞에 선다.

 

"우아, 너 덩치가 진짜 크구나! 그런데 여기서 뭐 하는 거니, 덩치야?"

 

막내 꼬맹이는 자기를 잡아보라며 달려가면서 노래를 하나 지어내 부른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바라. 따라오고 싶으면 덩치를 줄여라."

 

<블랙독>

꼬맹이는 검은 개가 몸집이 작아지도록 계속 새롭게 노래를 지어 부른다.

그 노래에 따라 여느 개처럼 원래 크기대로 돌아온 검둥개는 집 현관문에 있는 자그마한 고양이 문을 통과해 따뜻한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블랙독>

두려움은 보통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

소문이 점점 부풀려지듯, 두려움도 호랑이에서 코끼리로,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 크기로 점점 커진다.

그림책에서처럼 감추기 위해 불을 끄고, 커튼을 닫고, 이불 밑에 숨어도 몸집만 더 거대해질 뿐이다.

해결책은 가족의 막내 '꼬맹이'가 그러했듯, 바로 그 실체와 대면하는 것이다.

그 두려움과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말을 건네다 보면 어느 새 두려움의 진짜 모습이 보이고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어떤 일이 너무 하기 싫을 때, 가장 빠른 해결책은 빨리 그 일 속에 들어가 해치워 버리는 것이다. 

싫다고 미루기 시작하면, 그 싫은 일은 원래보다 더 커져 몸과 마음을 짓누르게 된다.

그러나 막상 싫어하는 일을 시작하면 일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안다.

두려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세상에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 사라질수도 없다. 피할수록 커진다.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고 그에 대비할 수 있었기에 삶을 이어나가고 확장시킬 수 있었다.

 "나는 세상에 두려울 게 없어!"라는 말처럼 무모한 말이 또 있을까?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의 실체를 알아가는 것뿐이다.

그러다 보면 두려움을 마주하게 될 용기를 갖게 된다고 작가는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제목: 블랙독

작가: 레비 핀폴드

출판사: 북스토리아이

발매일: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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